에이핑크 보미, 결혼 D-36일에도 대만 공연 강행

에이핑크 멤버, 15주년 투어 고슝 공연 위해 출국 — 5월 16일 결혼식이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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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 보미, 결혼 D-36일에도 대만 공연 강행

에이핑크의 윤보미가 2026년 4월 11일, 그룹의 여덟 번째 콘서트 투어 일환으로 대만 고슝에 도착했다. 결혼식까지 불과 36일을 남겨둔 시점이었다. 배우·방송인으로도 활약 중인 그는 5월 16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에서 음악 프로듀서 라도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지만, 그렇다고 스케줄을 늦추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이 시기를 고스란히 소화해 내는 모습에서 그가 어떤 퍼포머인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번 대만 공연은 에이핑크의 'The Origin: APINK' 투어의 일부다. 5인조 그룹이 최근 수년간 선보인 가장 야심 찬 아시아 투어로,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는 에이핑크에게는 축제의 무대이기도 하다. 15년이라는 활동 기간은 2세대 K-팝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장수를 의미한다. 4월 11일 고슝 뮤직센터 공연에 앞서 서울·타이베이·마카오·싱가포르에서도 매진 공연을 마쳤으며, 홍콩·쿠알라룸푸르·마닐라 일정이 아직 남아 있다.

음악 속에 새겨진 사랑 이야기

보미와 라도의 이야기는 K-팝 러브스토리를 거꾸로 읽는 것 같다. 카페도, 드라마 세트장도 아닌 녹음실이 출발점이었다. 2016년, 라도의 프로듀싱 팀 Black Eyed Pilseung이 에이핑크의 세 번째 정규 앨범 <핑크 레볼루션> 작업에 합류하면서 두 사람은 처음 만났다. 타이틀곡 '내가 설렐 수 있게'는 에이핑크 디스코그래피에서 손꼽히는 곡이 됐고, 그 음악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두 사람도 자신들만의 무언가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조용히 연애를 이어온 두 사람은 7년간 관계를 비밀에 부쳤다. 소문만으로도 순식간에 화제가 되는 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보통 일이 아니다. 2024년 4월, 마침내 교제 사실이 알려졌다. 10년 넘게 보미의 무대를 지켜봐 온 팬들은 그간 몰랐던 그의 또 다른 면을 마주했고, 반응은 대체로 따뜻했다.

2025년 12월 18일, 보미는 에이핑크 공식 팬카페 '핑크판다'에 손으로 쓴 편지를 올려 약혼 사실을 알렸다. 문체는 그답게 진솔하고 직접적이었다. "기쁜 시간도 힘든 시간도 함께한 사람과 앞날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전한 그는 활동 의지도 분명히 밝혔다. "에이핑크 윤보미로서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는 말이었다. 2026년 2월에는 결혼 일정과 장소가 공식 발표됐다. 5월 16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보미는 에이핑크 멤버 중 첫 번째로 결혼하는 멤버가 된다.

본명 송주영인 라도는 42세로,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신뢰가 두터운 프로듀서다. Black Eyed Pilseung을 통해 에이핑크의 여러 곡을 작곡했으며, '1도 없어'와 '덤더럼' 같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곡들도 그의 손을 거쳤다. 창작 파트너에서 인생 파트너로, 9년간의 여정은 두 사람의 커리어를 함께 지켜봐 온 팬들의 마음을 깊이 움직였다.

'The Origin: APINK' — 15년의 세월이 담긴 투어

에이핑크에게 2026년은 처음부터 특별한 해였다. 2011년 플레이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데뷔한 지 15년이 되는 해, 초롱·보미·은지·나은·하영 다섯 멤버는 여전히 아시아 투어를 소화하고 음악을 발표하며 변함없이 충성스러운 팬덤과 교류하고 있다.

'The Origin: APINK' 투어는 2월 서울 공연 2회를 시작으로, 15주년 기념 무대를 아시아 각지에서 이어갔다. 전체 일정은 에이핑크가 쌓아온 팬덤의 규모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 서울 — 2월 21~22일
  • 타이베이 — 3월 7일
  • 마카오 — 3월 21~22일
  • 싱가포르 — 4월 4일
  • 고슝 — 4월 11일, 고슝 뮤직센터
  • 홍콩 — 4월 19일
  • 쿠알라룸푸르 — 5월 3일
  • 마닐라 — 5월 10일

고슝 공연의 티켓 가격은 NT$1,600~5,800이었다. 에이핑크는 대만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만은 2세대 K-팝 그룹을 향해 꾸준히 열정적인 반응을 보내온 시장이다. 이번 공연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 투어는 에이핑크의 EP RE : LOVE와 함께한다. 주년 기념을 앞두고 발표된 이 앨범은 타이틀곡 'Love Me More'를 필두로, 에이핑크가 지금까지 쌓아온 사운드를 자의식적으로 되돌아보는 작품이다. 밝고 솔직한 감성, 세월이 흘러도 빛을 잃지 않는 팝 감각. 서울 공연의 반응을 봤을 때, 아시아 투어는 에이핑크에게 걸어온 길을 함께 돌아보고 그 길을 함께 걸어준 팬들을 위한 무대가 됐다.

36일, 그리고 고슝에서 지킨 약속

4월 1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캐리어를 끌고 대만행 비행기에 오르는 보미의 모습에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결혼식까지 36일. 한국 언론은 에이핑크 멤버들의 출국 현장을 늘 포착하지만, 이번에는 프레임이 달랐다. 기사마다 '5월의 신부'라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그 장면이 중요한 이유는 보미가 약혼 편지에서 한 말과 정확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더'를 약속했다. 에이핑크로서도, 솔로 연예인 윤보미로서도 계속하겠다고 했다. 고슝 공연은 그 약속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든 것이다. 투어 두 달째, 결혼식이 결승선이 될 상황에서도 그는 여전히 무대에 섰다.

오래된 팬들에게 이 장면은 에이핑크가 수없이 건재함을 증명해야 했던 순간들과 겹쳐 보이기도 한다. 2세대 K-팝 그룹은 신진 그룹에게는 없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다. 산업은 앞으로 나아가고, 팬 세대는 바뀌고, 최근 5년 내 데뷔한 그룹들이 발견 파이프라인을 장악한다. 에이핑크는 트렌드를 좇는 대신 자신들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답했다. 에이핑크답게 들리는 음악을 녹음하고, 여전히 좌석을 채울 수 있는 시장을 직접 찾아다니는 것.

앞으로의 일정

고슝 이후 투어는 4월 19일 홍콩으로 이어지고, 5월 3일 쿠알라룸푸르, 5월 10일 마닐라로 마무리된다. 마닐라 공연은 보미의 결혼식 6일 전으로, 공연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면 며칠 뒤가 바로 결혼식이다.

마닐라 이후 추가 일정이 있는지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첫 발표 당시 추가 일정이 있을 것을 암시했던 만큼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번 투어가 만들어 낸 수요와 동남아시아·일본에서의 에이핑크 팬층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보미 개인에게 앞으로의 몇 달은 그가 쌓아온 모든 것이 한 점에 모이는 시간이다. 2011년 데뷔의 발판이 된 그룹이 15주년을 맞고, 녹음실에서 처음 만난 남자가 평생의 반려자가 되고, 두 이야기를 함께 지켜봐 온 팬들이 그 모든 것이 만나는 순간을 바라보고 있다. 대만 출국 장면은 그 모든 것을 담은 작은 예고편이었다. 스케줄을 늦추지 않는 것, 그리고 그 헌신을 직접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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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 Hojin
Jang Hojin

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specializing in K-Pop, K-Drama, and Korean celebrity news. Covers artist comebacks, drama premieres, award shows, and fan culture with in-depth reporting and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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