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브리저튼'을 제친 한국 스튜디오

7억 8,500만 달러의 할리우드 투자를 2026년 세계 최다 시청 시리즈로 만들어낸 CJ ENM 피프스 시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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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브리저튼'을 제친 한국 스튜디오

2026년 상반기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은 시청 수를 기록한 시리즈는 영국 리젠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물도, 전통 있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프리미엄 드라마도 아니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조차 거의 들어본 적 없던 한국 제작사가 만든 6부작 심리 스릴러였다.

CJ ENM 산하 로스앤젤레스 소재 스튜디오인 피프스 시즌(FIFTH SEASON)이 제작한 His & Hers는 2026년 1월부터 6월 사이 전 세계적으로 1억 400만 뷰를 기록했다. 이는 브리저튼 시즌 4(1억 뷰)와 I Will Find You(6,400만 뷰)를 제치고 상반기 넷플릭스 독보적 1위 시리즈에 등극하는 성적이다. 넷플릭스가 발표한 반기별 시청 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이 기록은 단순한 흥행 수치를 넘어선다. 이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방식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마련되었음을 시사한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스튜디오들은 콘텐츠를 전 세계로 수출해 왔다. 이제 그중 한 기업이 전 세계가 소비할 콘텐츠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가 이에 주목하고 있다.

K-콘텐츠 수출국에서 글로벌 스튜디오 강자로

CJ ENM의 서구 시장을 향한 야심은 2022년 1월, 과거 엔데버 콘텐츠(Endeavor Content)로 알려졌던 '피프스 시즌(FIFTH SEASON)'의 지분 80%를 약 7억 8,500만 달러에 인수하며 구체화되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한국의 거대 기업인 CJ ENM은 개발, 제작, 배급 역량을 모두 갖춘 로스앤젤레스 소재의 풀서비스 스튜디오를 직접 운영할 수 있는 통제권을 확보했다. 당시 이 행보는 한국 기업들이 주로 K-드라마와 K-무비의 해외 수출로 이름을 알렸을 뿐, 영어권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는 방식은 아니었기에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 승부수는 누구의 예상보다 훨씬 극적으로 결실을 보았다. 피프스 시즌의 포트폴리오에는 이미 애플 TV+의 세버런스(Severance)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 작품은 2025년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해당 연도 단일 시리즈 중 최다인 2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데 이어 8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여기에 테사 톰슨(총괄 프로듀서 겸임)과 존 번탈 주연의 심리 스릴러 히즈 앤 허즈(His & Hers)가 가세하며, 이 스튜디오의 성취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했다.

이러한 전략 변화는 의도된 행보다. 최근 버라이어티(Variety)의 분석에 따르면, CJ ENM의 진화하는 모토는 'Made in Korea(한국에서 만든)'를 넘어 'Made with Korea(한국과 함께 만든)'로 요약된다. 이는 CJ ENM이 단순한 콘텐츠 수출 기업에서 벗어나, 한국의 투자와 소유권을 유지하면서도 서구권 인재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글로벌 IP 크리에이터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기준, CJ ENM은 FIFTH SEASON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전년 대비 27.2% 증가한 영업이익과 함께 5조 1,000억 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새로운 시대를 정의하는 수치들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시청 수 기준 넷플릭스 최다 시청 시리즈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시청 수 기준 넷플릭스 TOP 3 시리즈 비교 가로 막대 그래프. 1위는 1억 400만 뷰를 기록한 'His and Hers'이며, 이어 '브리저튼 시즌 4'가 1억 뷰, 'I Will Find You'가 6,400만 뷰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Netflix Most-Watched Series — H1 2026 (Global Views) His & Hers Bridgerton S4 I Will Find You 104M 100M 64M FIFTH SEASON (CJ ENM) Netflix Original

넷플릭스 시청 데이터는 단순한 수치 그 이상의 의미를 시사한다. His & Hers는 6개 시즌에 걸쳐 강력한 글로벌 팬덤을 구축한 프랜차이즈인 브리저튼 시즌 4보다 시청 수에서 400만 회 앞섰다. 그 차이가 미미해 보일 수도 있지만, 맥락을 살펴보면 의미가 크다. 브리저튼은 이미 구축된 시청층 덕분에 초기 흥행 리스크 없이도 높은 시청률이 보장되는 넷플릭스의 가장 확실한 수익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단독 오리지널 스릴러가 이를 넘어섰다는 점은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이 작품의 글로벌 흥행은 장르 선택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가정 내의 긴장감과 도덕적으로 복잡한 관계를 다룬 심리 스릴러는 문화권을 막론하고 일관되게 수출 가능한 장르임이 입증되었다. 베스트셀러 작가 앨리스 피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His & Hers는 별거 중인 기자 아내와 형사 남편이 같은 범죄 사건 수사에서 각자 반대편에 서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이 설정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직관적으로 전달되며, 북미에서 동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흥행을 이어가는 이유를 뒷받침한다.

시청률 지표는 평단의 호평과 궤를 같이했다. 버라이어티(Variety)는 이 시리즈를 "스릴러를 넘어선 걸작"이라 칭하며 "치밀한 서사 흐름과 정교하게 설계된 반전"을 높게 평가했다. 가디언(The Guardian) 역시 "멈출 수 없는 중독적인 스릴러"라고 평했다. 이는 단순히 장르물의 완성도를 인정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되는 공유를 유도하고, 몇 주간 추천 리스트 상단에 머물게 하는 지속적인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강력한 리뷰들이다.

장기적 독주를 위한 인프라 구축

히즈 앤 허스(His & Hers)는 단발적인 흥행작이 아니다. 이는 CJ ENM이 수년간 체계적으로 구축해 온 전략적 인프라가 만들어낸 핵심 결과물이다. 2025년, CJ ENM은 아시아 스토리텔러들의 프로젝트를 서구 시장에 맞게 개발하기 위해 설계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레이블 퍼스트라이트 스토리하우스(FirstLight StoryHouse)를 출범시켰다. 이 이니셔티브는 단순한 공동 제작을 넘어 능동적인 인재 육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즉, 동양적 창의성과 서구적 상업성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 작가, 감독, 쇼러너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통 측면에서 CJ ENM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와 다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공동 제작하고, 자사의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인 티빙(TVING)을 아시아 전역의 HBO Max 생태계에 통합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CJ ENM의 한국 콘텐츠는 서구권 프리미엄 플랫폼을 확보했으며,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엔터테인먼트 시장 중 하나인 한국에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두 개의 고속도로 모델과 같다. 즉, '피프스 시즌(FIFTH SEASON)'을 통해 오리지널 영어 콘텐츠가 외부로 흘러나가고, WBD를 통해 수준 높은 K-드라마 유통이 내부로 유입되는 구조다.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하는 재정적 지원 규모 또한 상당하다. 2026년 7월,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피프스 시즌의 모기업인 CJ ENM USA의 지속적인 북미 시장 확장을 지원하기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운영 자금 투입을 확정했다. 이는 공적 인프라 자본이 민간의 창의적 야망으로 흘러 들어가는 사례로, 한국 정부가 피프스 시즌의 할리우드 성공을 지원 가치가 있는 국가적 수출 모델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CJ ENM의 할리우드 야망,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FIFTH SEASON의 2026년 하반기 및 그 이후의 제작 파이프라인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Hello & ParisA Head Full of Ghosts는 현재 모두 활발히 제작 중이다. 벤 애플렉이 감독과 주연을 동시에 맡은 스릴러물 Animals는 FIFTH SEASON의 이름으로 개발 단계에 있다. 또한 테니스 아이콘 세레나 윌리엄스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Carrie Soto Is Back는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검증된 흥행 장르인 스포츠 관련 프리미엄 드라마 분야로 스튜디오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킨다.

이 프로젝트들의 공통점은 일관된 접근 방식에 있다. 바로 영어 기반의 스토리텔링, 서구권 A급 배우들의 기용, 높은 제작 품질, 그리고 한국 자본의 결합이다. 이러한 공식이 재현 가능한 이유는 성공을 위해 한국적인 문화적 특수성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피프스 시즌(FIFTH SEASON)의 콘텐츠는 주요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며, 2026년 상반기 동안 그 경쟁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있어 His & Hers는 단순한 스트리밍 기록 달성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돌파구는 주로 *기생충*, *오징어 게임*, 혹은 방탄소년단 현상을 통해 설명되어 왔다. 즉, 한국적인 정체성이 뚜렷하기에 문화적 장벽을 넘어 성공할 수 있었다는 관점이다. 하지만 FIFTH SEASON의 사례는 결이 다르다. 이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자본이 한국적 색채를 앞세우지 않고도, 서구의 창의적 틀 내에서 완벽히 작동함으로써 글로벌 관객을 확보하며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이 배움을 얻기 위해 할리우드로 향했다면, 이제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전 세계가 시청하는 최고의 쇼를 선보이며 한국은 이제 할리우드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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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ky 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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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Music & Comebacks Reporter · KEnterHub

New-music reporter covering K-pop comebacks as they drop. Ricky Joo tracks official channel premieres, music video releases and debut showcases, breaking down what each comeback signals about an artist's next chapter — often within hours of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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