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3스타 셰프도 초등학교 급식 앞엔 두 손 들었다

tvN 〈방과후 태리쌤〉에서 안성재가 보여준 솔직한 반응이 회차 최고의 화제 장면으로 등극

|6분 읽기0
미슐랭 3스타 셰프도 초등학교 급식 앞엔 두 손 들었다

미슐랭 3스타 셰프를 흔들기란 쉽지 않다. 대한민국 요리계에서 가장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인물이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으로 큰 인기를 얻은 안성재 셰프는 국가 원수급 인사를 위한 요리를 해온 사람이다. 하지만 tvN 〈방과후 태리쌤〉 일요일 방송에서 그는 뜻밖의 상대를 만났다. 바로 초등학교 급식실이다.

'다시는 못 할 것 같아요.' 충남 문경 용흥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의 급식 준비를 도운 뒤 그가 내뱉은 말이다. 출연진의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압감 있는 셰프가 의외의 공감을 안겨준 순간이었다.

〈방과후 태리쌤〉이란?

〈방과후 태리쌤〉은 tvN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미스터 선샤인〉으로 국내외에서 사랑받은 배우 김태리가 출연한다. 실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김태리와 매회 게스트 선생님들이 요리 클럽, 운동회, 소풍 등 다양한 학교 활동에 참여한다.

이 프로그램이 통하는 이유는 김태리가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진심 어린 열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녀가 초대하는 게스트들은 대부분 아이들에게 '인간적인 모습'을 쉽게 들키지 않을 것 같은 인물들이다. 안성재는 그 역할에 완벽히 들어맞았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은퇴를 선언한 셰프

이번 방송은 용흥초등학교 운동회(가을 편) 2부로, 릴레이 달리기·줄다리기·팀 게임 등 한국 전통 운동회 종목이 펼쳐졌다. 게스트들이 직접 학교 급식 준비를 돕는 특별 미션도 포함됐다.

안성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주방을 운영하는 셰프답게 꼼꼼하게 급식 준비에 임했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전교생 분량의 음식을 완성해야 하는 규모와 혼돈은 예상 밖이었던 모양이다.

'저는 원래 요리할 때 되게 꼼꼼한데요. 근데 이건 한계예요.' 그는 카메라 앞에서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프로그램 내 별명인 '고래 선생님' 역할에서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이 장면은 방송 직후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순간이 됐다.

안성재 셰프는 〈흑백요리사〉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포커페이스 심사 스타일과 엄격한 미각으로 프로그램의 핵심 인물이 된 그가 학교 급식실이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진짜 당황하는 모습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블라인드 요리 대결

이번 운동회 에피소드에는 고정 출연진 간의 요리 대결도 펼쳐졌다. 최현욱과 강남이 각자 요리를 만들어 안성재에게 블라인드 테이스팅 방식으로 평가받는 '버섯집' 대결이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김태리와 함께 출연하며 팬층을 넓혀온 신예 배우 최현욱은 예능 경험이 풍부한 래퍼 겸 방송인 강남을 상대로 맞붙었고, 결과는 예상 외로 치열했다.

안성재가 눈가리개를 벗고 결과를 발표했을 때, 승자는 최현욱이었다. 강남은 너그럽게 결과를 받아들였고, 지켜보던 학생들은 환호했다.

이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

〈방과후 태리쌤〉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고정 출연진의 따뜻함과 실제 초등학생들과 함께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의 조합이다. 강렬한 감정 연기로 수년을 버텨온 김태리는 학교라는 환경에서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다. 인내심 있고 호기심 많으며,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게스트 구성은 묵직한 존재감을 가진 인물들을 불러들인 뒤 그 존재감이 자연스럽게 무너지는 상황에 배치하는 구조다. 미슐랭 셰프가 학교 급식 준비에 고전하는 장면은 실패의 스펙터클이 아니다. 한 분야의 전문성이 다른 분야에서 자동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매일 아이들을 먹이는 분들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새삼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안성재의 '다시는 못 하겠다'는 말은 프로그램의 정규 시청자 범위를 훌쩍 넘어 퍼졌다. 웃기면서도 진심이 담긴 이 장면은, 어떤 분야의 대가라도 적절한 상황에서는 결국 인간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소셜 미디어를 타고 퍼지기에 딱 맞는 순간이었다.

방송은 3월 29일 일요일 tvN에서 방영됐다. 〈방과후 태리쌤〉은 매주 방영되며 티빙에서 스트리밍으로 시청할 수 있다.

팬 반응과 온라인 화제

방송 직후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급식 준비 중 허둥대는 안성재의 모습과 '한계예요'라는 솔직한 고백 클립이 국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몇 달 치 예약이 꽉 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가 초등학생 급식 앞에서 쩔쩔매는 아이러니에 많은 팬들이 특별한 애정을 보냈다.

'이거 진짜 위안이 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국 최고의 셰프도 자기 분야 밖에선 우리랑 똑같아 보인다'는 댓글이 큰 공감을 받았다. 또 다른 시청자는 이 장면이 학교 급식 영양사 선생님들에 대한 우연한 헌사가 됐다고 짚기도 했다. 카메라도 없고 미슐랭 명성도 없이 매일 이 일을 해내는 진짜 전문가들에 대한.

최현욱에게도 블라인드 테이스팅 우승은 작지만 뿌듯한 순간이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예능 신예 배우 중 한 명인 그는 진심으로 웃기고, 자기 자신을 낮출 줄 알며, 적재적소에서 승부욕을 드러낸다. 예능 베테랑 강남을 꺾은 결과는 이번 에피소드에 깔끔한 마무리를 안겨줬다.

예능 속 김태리의 존재감

〈방과후 태리쌤〉의 조용한 이야기 중 하나는 김태리 본인이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대작 사극 〈미스터 선샤인〉 등에서 감정 연기로 진가를 발휘해온 그녀는 이 자유롭고 즉흥적인 포맷에서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프로그램은 드라마 연기에서 좀처럼 발산하기 어려운 따뜻함과 장난기를 드러낼 기회를 그녀에게 준다. 특히 실제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그렇다. 아이들은 그녀를 '스크린 속 배우'가 아닌 학교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처럼 편하게 대한다. 이 자연스러운 관계는 다른 '연예인 학교 방문' 예능과 차별화되는 이 프로그램만의 결이다.

안성재가 다시 초대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고래 선생 은퇴 선언'은 협상 여지를 남긴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지금으로선 이번 회차가 올 시즌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급식실에서 한계를 맞이한 미슐랭 셰프, 래퍼를 꺾은 배우,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서 진짜 인간적인 감동을 찾아내는 예능의 힘을 보여준 회차였다.

이 기사에 대한 반응을 남겨주세요!

저작권자 © KEnterHub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Park Chulwon
Park Chulwon

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K-PopK-DramaK-MovieKorean CelebritiesGlobal K-Wave

댓글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

로딩 중...

토론

로딩 중...

관련 기사

관련 기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