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청춘 리미티드 에디션, 남원 냉골 한옥 하룻밤이 이미 시즌 최고의 순간
박서준·정유미·최우식, 남원에서 시즌 가장 웃기고 가장 솔직한 장면 완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세 명이 전라북도 남원에서 고즈넉한 여행을 즐기겠다고 다짐했을 때, 서로의 가장 사적인 소리까지 고스란히 들릴 냉골 한옥에서 밤을 보내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반전이 2026년 tvN 꽃보다 청춘: 리미티드 에디션을 놓치기 아쉬운 예능으로 만드는 이유다.
5월 17일(일) 오후 7시 40분 tvN을 통해 방영되는 이번 회차에서 박서준, 정유미, 최우식은 춘향 설화로 유명한 전라북도 남원을 찾는다. 녹차밭과 고즈넉한 시골 공기, 따뜻한 한옥의 정취가 계획에 담겨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을 맞이한 것은 방영 전부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황당하고도 진솔한 해프닝의 연속이었다.
준비 안 된 한옥과의 하룻밤
세 사람의 숙소는 겉으로 보기엔 완벽했다. 낡은 나무 기둥, 고풍스러운 분위기, 여행 화보에 그대로 써도 손색없는 전통 한옥이었다. 하지만 문을 열자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보일러가 오랫동안 꺼져 있어 내부는 냉기로 가득했다. 설상가상으로 벽은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아 발소리, 낮은 대화 소리, 모든 사적인 소리가 고스란히 전달될 판이었다. 세 배우는 거의 동시에 이 사실을 깨달았고, 당혹스러움의 강도는 제각각이었다.
특유의 타이밍 좋은 입담으로 커리어를 쌓아온 최우식은 이 순간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정유미를 바라보며 무표정하게 이번 에피소드 최고의 한 마디를 던졌다. "자다가 방귀 뀌면 다 들려." 그 말에 방 안 전체가, 아마도 제작진까지 모두 웃음에 빠져들었다.
어색함이 생길 것 같던 상황은 오히려 반대 효과를 냈다. 세 사람은 잠옷 취향부터 개인 생활 루틴까지 예상 밖의 솔직한 대화를 이어갔고, 여러 국내 매체에서 "진짜 남매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잠옷으로 갈아입은 세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진 채 남원에서의 밤을 함께했다.
박서준·정유미·최우식은 누구?
처음 프로그램을 접하는 해외 시청자라면, 이 세 배우가 한국 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얼굴들임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37세 박서준은 세 사람 중 글로벌 인지도가 가장 높다. 대형 히트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2020)와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로 아시아 전역에 이름을 알리고 방대한 해외 팬덤을 확보했다. 꽃보다 청춘에서는 팬들이 평소엔 좀처럼 볼 수 없는 그의 민낯을 만날 수 있다. 위기 앞에서도 침착하고, 은근히 꼼꼼하며, 상황이 꼬일 때 발동하는 특유의 유머감각이 돋보인다.
앞선 에피소드에서 일행이 지하철 역을 지나쳤을 때 박서준은 침착하게 상황을 수습했다. 소중한 전화 통화 기회 중 하나를 써서 공간을 빌려줄 지인을 수소문하고, 패닉이 오기 전에 해결했다. 시즌 내내 하루 1인당 10만 원이라는 빠듯한 예산을 야무지게 관리하며 국내 시청자들에게 '프로 살림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43세 정유미는 전혀 다른 에너지를 발산한다. 블록버스터 좀비 영화 부산행(2016)과 화제의 드라마 82년생 김지영으로 세계 무대에 알려진 그는 이 세대 가장 존경받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꽃보다 청춘에서는 모든 장면을 진짜처럼 만드는 솔직함으로 팀의 감성적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35세 최우식은 셋의 또 다른 기생충 연결고리다.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작에서 기우를 연기했고, 이후 로맨스 드라마 그해 우리는(2021)으로 탄탄한 팬덤을 구축했다. 꽃보다 청춘에서는 날카로운 관찰력과 빠른 입담으로 시즌 최고의 감초 역할을 해내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마니아층
꽃보다 청춘: 리미티드 에디션은 2014년 나영석 PD가 처음 선보인 장수 포맷의 최신판이다. 삼시세끼와 꽃보다 할배 등 한국 예능의 명작들을 만든 나영석 PD의 철학이 담긴 이 포맷은 단순하다. 연예인들에게 빠듯한 예산과 최소한의 계획, 예상치 못한 목적지를 주고 카메라를 돌리는 것이 전부다.
이번 리미티드 에디션은 세 출연자의 자연스러운 호흡이 특히 돋보인다. 촬영 이전부터 이어진 실제 우정이 연출 불가능한 따뜻한 케미로 이어진다. 방음도 안 되는 냉기 가득한 한옥에서 첫사랑부터 위생 루틴까지 거침없이 털어놓는 모습은 그 진솔함을 더욱 배가시킨다.
현실에서의 파급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이달 초 남원시는 세 배우를 공식 '남원 누리시민'으로 등록했다. 지역 문화를 빛낸 인물에게 수여하는 이 타이틀은, 프로그램이 화면 너머로 발휘하는 문화적 영향력을 조용히 증명한다. 세 사람의 남원 체류 이후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녹차밭에서 꺼낸 첫사랑 이야기
남원 여행이 웃음으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다. 세 사람은 보성의 아름다운 녹차밭을 찾기도 하는데, 구릉 위로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녹차밭 앞에서 분위기는 한층 포근하고 사색적으로 바뀐다.
산책하는 연인을 보며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사랑과 각자의 과거 이야기로 흘러간다. 평소 사생활을 꼭꼭 숨겨온 최우식이 입을 열었고, 여러 국내 연예 매체가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감성적인 장면으로 꼽은 순간이 탄생했다. "행복했어." 그는 첫사랑을 회상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 절제된 한 마디가 어떤 펀치라인보다 깊이 꽂혔다.
냉골 한옥의 슬랩스틱 코미디에서 녹차밭의 잔잔한 고백까지, 이 폭넓은 감성의 스펙트럼이 시즌 내내 시청자를 붙들어온 힘이다. 이 프로그램은 결국 연예인에 대한 가장 솔깃한 이야기는 온갖 포장을 걷어낸 자리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평범함임을 잘 알고 있다.
왜 이 에피소드가 시즌 최고의 순간일 수 있나
예고편과 에피소드 소개가 기대를 과하게 부풀릴 때도 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재료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 진짜 케미를 지닌 세 배우, 처음부터 계획을 벗어난 공간, 어떤 작가도 쓸 수 없었을 진짜 웃음,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 속의 감성적인 대화가 그것이다.
그 한옥에서의 밤은 — 냉기 가득한 벽과 모든 소리가 다 들리는 구조까지 포함해서 — 몇 달이 지나도 팬들이 회자하는 예능의 한 장면이 될 것 같다. 화려해서가 아니라, 진짜였기 때문에.
꽃보다 청춘: 리미티드 에디션은 tvN에서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영됩니다. 해외 시청자는 tvN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시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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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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