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HA에서 GIRLSET으로: JYP의 대담한 리브랜딩이 글로벌 걸그룹의 판도를 바꾸는 법

새 팬덤명, 그래미 수상 프로듀서, 다문화 정체성까지… GIRLSET은 더 이상 K-pop을 쫓지 않는다. 완전히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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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HA에서 GIRLSET으로: JYP의 대담한 리브랜딩이 글로벌 걸그룹의 판도를 바꾸는 법

GIRLSET이 2026년 3월 7일 공식 팬덤명 LOCKETS를 발표했을 때, 이는 단순한 브랜딩 이상의 의미를 지녔습니다. 각 멤버 이름의 첫 글자(Lexi, Camila, Kendall, Savanna)를 조합한 이 이름에는, 6인조 데뷔 그룹에서 4인조로 재편되며 글로벌 걸그룹의 새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는 이들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이름 자체가 아닙니다. LOCKETS가 상징하는 것, 바로 JYP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시장에 건 가장 대담하면서도 진심 어린 승부입니다.

모든 것을 바꾼 리브랜딩

GIRLSET의 탄생 과정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이야기입니다. 2023년, JYP 엔터테인먼트와 리퍼블릭 레코즈는 K-pop의 체계적 훈련과 서구 팝의 감성을 잇는 연습생을 찾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 A2K를 론칭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6인조 VCHA로, 2024년 1월 "Girls of the Year"로 데뷔했지만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2024년 12월 멤버 KG가 탈퇴하고, 2025년 7월에는 Kaylee까지 팀을 떠났습니다.

JYP는 프로젝트를 접는 대신 과감한 전환을 택했습니다. 남은 4명의 멤버가 2025년 8월 GIRLSET으로 재탄생하며 "Commas"를 리데뷔 싱글로 발표한 것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서사에 갇힌 그룹이 아니라, 그 안의 아티스트들이 정의하는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이 승부수는 빠르게 결실을 맺었습니다. 2025년 11월 발매된 "Little Miss"는 공개 5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 회를 돌파했는데, 이는 VCHA 시절 전체 활동 기간에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입니다. 그 기세는 더욱 가속되고 있습니다. 2026년 3월 6일 발매된 "Tweak"은 SWV의 "Weak"에서 영감받은 빈티지 R&B를 현대적 드릴 사운드로 재해석한 곡으로, 박진영 JYP 대표와 그래미 수상 프로듀서 Diego Ave가 프로듀싱에 참여했습니다.

문화적 정체성이 새로운 경쟁력인 이유

GIRLSET을 전작이나 경쟁 그룹과 구별 짓는 건 음악만이 아닙니다. 문화적 다양성을 의도적으로 포용한 점이 핵심입니다. Camila는 쿠바계, Lexi는 몽족, Kendall은 베트남계, Savanna는 베네수엘라계입니다. 글로벌 그룹이 세련된 균일성에 기대는 업계에서 GIRLSET은 다양성 자체를 구조적 강점으로 삼았습니다.

이 전략의 무게는 생각보다 큽니다. 3월 7일 Kendall이 직접 디자인한 LOCKETS 로고가 공개됐을 때, 이는 단순한 팬서비스가 아니라 창작 주권에 대한 선언이었습니다. 전통적인 K-pop에서 팬덤 브랜딩은 기획사 디자인팀의 영역입니다. 멤버가 직접 로고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GIRLSET이 다른 룰로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HYBE의 KATSEYE와 비교하면 더 명확해집니다. 두 그룹 모두 글로벌 오디션에서 탄생했습니다. JYP의 A2K와 HYBE의 The Debut: Dream Academy가 그것입니다. KATSEYE는 그래미 신인상 후보에 올랐고, 싱글 "Gabriela"로 빌보드 핫 100 33위를 기록하며 이 모델의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KATSEYE가 세련되고 레이블 주도적 정체성으로 나아간 반면, GIRLSET은 더 날것 그대로의 방향을 택했습니다. 자신의 서사를 직접 이끄는 아티스트에게 관객이 더 깊이 공감한다는 믿음입니다.

JYP의 멀티마켓 전략

GIRLSET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JYP 엔터테인먼트가 구축하고 있는 정교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한 축입니다. NiziU는 일본에서 꾸준히 정상을 지키고 있고, NEXZ는 일본 보이그룹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BOY STORY와 CIIU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으며, 이제 JYP는 라틴아메리카 진출까지 예고했습니다. 애플뮤직에 공개된 "Tweak (En Espanol)"이 이를 조용히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 멀티마켓 구조야말로 JYP의 접근법을 일반적인 K-pop 수출 모델과 차별화하는 핵심입니다. 한국 아티스트를 해외 투어에 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각 시장의 문화 속에 K-pop의 트레이닝 방법론을 심는 현지화 그룹을 만드는 것입니다. GIRLSET은 그 미국판 실험의 증명입니다.

재무적 판돈도 상당합니다. JYP의 주가는 Stray Kids와 TWICE의 전반적 호조에 힘입어 2025년 8월 VCHA에서 GIRLSET으로의 전환 기간에도 안정세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2026년 성장 전망에서는 GIRLSET과 라틴아메리카 프로젝트 같은 해외 확장이 핵심 변수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LOCKETS 효과: 팬덤을 밑바닥부터 만들다

K-pop에서 팬덤 이름을 짓는 행위는 하나의 의식입니다. 가벼운 리스너를 하나의 집단 정체성으로 묶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GIRLSET에게 LOCKETS 발표의 타이밍은 전략적이었습니다. 음악적으로 가장 자신감 넘치는 "Tweak" 발매와 동시에 이루어지며, 예술적 선언과 커뮤니티 구축이라는 투트랙 효과를 노렸습니다.

이름 자체에도 여러 겹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로켓(locket)은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넣어 가슴에 품고 다니는 작은 목걸이 펜던트입니다. 규모보다 친밀함을 뜻하며, 소규모지만 열정적인 GIRLSET 팬층의 성격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각 멤버의 이니셜이 숨겨져 있다는 점은 퍼즐 같은 재미를 더해 팬들에게 발견의 소유감을 안깁니다.

LOCKETS가 KATSEYE의 EYEKONS나 기존 K-pop 팬덤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아직 열린 질문입니다. 하지만 초기 신호는 분명합니다. "Little Miss"가 VCHA 시절 그 어떤 곡보다 빠르게 1,000만 뷰를 돌파했고, "Tweak"이 The FADER와 OutLoud Culture 같은 미국 매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GIRLSET의 팬층은 단순히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뚜렷한 방향성을 갖고 형성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행보

GIRLSET 멤버들은 2026년 목표를 뚜렷이 밝혔습니다. 더 많은 음악, 더 많은 투어, 그리고 LOCKETS와의 깊은 소통입니다. JYP 엔터테인먼트는 이들의 궤적을 이례적으로 솔직하게 표현했습니다. "어떤 아티스트도 걸어보지 않은 길을 걸어왔으며, 이 독창적인 여정이 어떤 아티스트도 이루지 못한 새로운 성공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물론 기업의 낙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에 기반한 발언입니다. K-pop 시스템으로 훈련한 글로벌 걸그룹은 이제 실험이 아니라 하나의 카테고리가 됐습니다. KATSEYE가 시장의 존재를 증명했다면, GIRLSET은 그 시장이 세련됨만큼이나 진정성에도 보상하는지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LOCKETS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 답은 차세대 글로벌 팝 그룹을 만드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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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 Hojin
Jang Hojin

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specializing in K-Pop, K-Drama, and Korean celebrity news. Covers artist comebacks, drama premieres, award shows, and fan culture with in-depth reporting and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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