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겨울왕국' 음악감독이 한국 배우들에게 건넨 놀라운 말

전 세계 무대를 누빈 뮤지컬 '겨울왕국' 제작팀이 7월 16일 서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음악감독 세바스티안 데 도메니코가 한마디를 꺼내자 장내가 순간 조용해졌다. 한국 배우들에게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자질이 있다는 것이었고, 그 원천으로 K-pop을 지목했다.
데 도메니코는 서울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국 배우들의 보컬 스타일에서 K-pop의 영향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며 "한국 배우들은 유독 맑은 소리를 갖고 있다. 매우 깨끗하고 꾸밈이 없으며,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겨울왕국'은 북미·영국·일본·호주·독일·싱가포르 등 전 세계에서 1100만 관객을 동원한 대형 프로덕션이다. 수많은 캐스트를 들어온 데 도메니코의 한국 배우 평가는 그만큼 무게가 있다.
예상치 못한 오디션
그 비교가 어떻게 구체화됐는지를 보면 더욱 흥미롭다. 한국 프로덕션 오디션 과정에서 데 도메니코는 특이한 요청을 했다. 지정 오디션 곡 외에 각자 K-pop 노래를 한 곡씩 준비해 오라고 한 것이다. "한국 배우들의 보컬이 K-pop과 같다고 느낀 것은, 이들이 본능적으로 뛰어난 멜로디 감각과 음악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데 도메니코는 자신이 함께할 배우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한국 프로덕션에서 무엇을 살리고 싶은지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배우들이 익숙한 스타일을 버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공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한국 배우들의 보컬 문화를 교정해야 할 장애물이 아닌 자산으로 본 셈이다.
데 도메니코의 열정을 보면, 그 결과물은 기존의 연출과 음악적 틀은 유지하면서도 한국 배우들의 특별한 표현력으로 채색된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배우들의 멜로디 본능, 감정의 직접성, 음색의 명료함을 특별히 강조했다. 이런 자질은 K-pop이 데뷔 전부터 연습생들에게 요구하는 강도 높은 보컬 훈련을 통해 길러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8년의 완성 — 역대 최고의 버전
뮤지컬 '겨울왕국'은 2018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세계 투어를 이어왔다. 수백 회의 공연과 수십 개 도시, 여러 언어를 거치며 다듬어진 작품이다. 8월 13일 서울에서 개막하는 한국 프로덕션은 그 모든 경험의 집약이다.
전 세계 투어를 이끌어온 연출가 에이드리언 사플은 한국 공연의 의미를 분명하게 짚었다. "한국 프로덕션은 8년에 걸친 세계 투어에서 쌓아온 모든 아이디어와 경험을 통합한 버전"이라며 "역대 '겨울왕국' 중 가장 완성도 높은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한번 새겨볼 만하다. 8년간 국제 공연을 거친 작품은 무엇이 효과적인지 확인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걸러낼 시간이 충분했다. 초기 프로덕션에서 겪는 기술·연출상의 시행착오를 매끄럽게 해결할 여유도 있었다. 서울 공연은 그 모든 학습의 결실로 열리며, 데 도메니코가 진정한 흥분으로 표현한 보컬을 가진 캐스트와 함께한다.
한국 뮤지컬계에 갖는 의미
데 도메니코의 발언에는 더 큰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국 뮤지컬은 지난 20여 년간 규모와 수준을 키워왔고, 한국 창작 뮤지컬과 해외 작품 번역판을 넘나드는 배우들을 배출해 왔다. K-pop 훈련 시스템이 뮤지컬계에 기여해 왔다는 사실은 업계 내부에서 오래전부터 인식되어 왔지만, 이처럼 해외 창작진의 공개적 언급으로 직접 확인된 경우는 드물었다.
데 도메니코가 한국 배우들의 보컬 스타일을 K-pop 전통과 분리할 수 없다고 한 것은, 한국 관객과 업계가 오래 체감해온 무언가를 짚은 것이다. 멜로디를 통해 감정을 선명하게 전달하는 능력, 불필요한 꾸밈 없이 음을 유지하는 힘, 기술적 정확성과 진정성 있는 표현력 — 이 모든 것은 아이돌 훈련 시스템과 예술대 뮤지컬 전공 과정을 통해 수년간 다듬어진 역량이다.
특히 이 발언이 현지 담론에 이해관계 없이 외부에서 온 국제 음악감독의 입에서 자발적으로 나왔다는 점이 다르게 다가온다. 홍보 멘트가 아니라, 오디션 현장에서 데 도메니코가 직접 마주한 것을 있는 그대로 전한 말로 읽히기 때문이다.
서울 공연에서 기대할 것
뮤지컬 '겨울왕국'은 서울 관객이 만날 가장 기술적으로 정교한 무대 프로덕션 중 하나다. 2013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감정적 구조 — 자매 엘사와 안나, 그들의 갈등, 화해로 가는 여정 — 를 근간으로 하되, 애니메이션이 시각 효과로 전달한 경이로움을 라이브 공연과 실제 무대 장치, 그리고 데 도메니코의 음악적 작업으로 구현해야 한다.
공연은 8월 13일 서울에서 개막한다. 영화의 사랑받는 넘버들을 익히 아는 관객에게도, 뉴욕·런던·도쿄 프로덕션 소식을 통해 글로벌 투어를 지켜본 팬에게도, 한국 공연은 분명한 무언가를 약속한다. 바로 데 도메니코가 진정으로 경이롭다고 말한 목소리를 가진 배우들이 빚어낸, 그 공연 그대로다.
음악감독의 발언은 어떤 의미에서 사전 리뷰다. 10년에 걸쳐 수천 번의 오디션을 들어온 그는 이 작품이 제대로 울릴 때 어떤 소리인지 안다. 서울에서 그는 미처 기대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발견했고, 그것을 직접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가 감탄한 바로 그 보컬 자질을 빚어낸 문화 속의 한국 관객에게, 외부의 눈에 그것이 어떻게 보이는지 직접 듣는 일은 조용하지만 깊은 만족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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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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