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해서웨이가 유재석을 '스웨그 넘친다'고 했다
메릴 스트립의 20년 촬영장 비밀과 인터넷을 달군 그 순간 — 할리우드 최고의 재결합,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찾아오다

앤 해서웨이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멈춰 섰다. "저분이 광고에서 체크무늬 정장 입으신 분 아닌가요?" 대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그는 유재석을 향해 물었다. 스튜디오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유재석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신이 비빔면 광고를 찍은 것이 맞다고 확인해줬다. "정말 멋있어 보였어요," 해서웨이가 말했다. "스웨그가 넘쳤어요."
이 장면은 2026년 4월 15일 방영됐고, 한국은 그날 이후 이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해서웨이와 메릴 스트립은 곧 개봉을 앞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홍보를 위해 장수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찾았다. 2006년 개봉한 오리지널 영화는 패션 업계를 배경으로 한 풍자 작품으로, 두 배우의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한국도 물론 그중 하나였다.
앤 해서웨이가 유재석을 알아본 방법
비빔면 광고 에피소드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 장면이 바이럴된 진짜 이유는 해서웨이의 구체적인 기억 때문이었다. 막연히 유재석을 안다는 수준이 아니었다. 전날 밤 채널을 돌리다가 체크무늬 정장을 입은 남자가 나오는 광고를 봤는데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순간 바로 연결 고리를 찾아냈다.
유재석은 웃으며 제품을 한 병 가져올 걸 그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눴다. 해서웨이는 그를 "스웨그가 넘쳤다"고 표현했는데, 한국 예능 프로그램 한복판에서 할리우드 주연 배우가 내뱉은 이 말은 예상대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렀다.
클립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중 한 명이 영화나 TV 출연이 아닌 비빔면 광고로 국민 MC를 알아봤다는 사실 자체가 황당하면서도 묘하게 뿌듯한 경험이었다. 댓글창은 반응을 참지 못했다. "이게 한국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폭넓게 공유됐다.
메릴 스트립이 20년간 숨겨온 비밀
대화는 더 깊은 곳으로 이어졌다. 메릴 스트립이 이날 주요 인터뷰 사상 처음으로, 오리지널 영화에서 해서웨이와 만들어낸 관계의 이면을 털어놓은 것이다.
스트립은 그 작품에서 패션 잡지의 냉혹한 편집장 미란다 프리스틀리를 연기했고, 해서웨이는 그의 어리숙한 보조 앤디 색스로 맞섰다. 두 캐릭터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은 영화의 핵심이었는데, 그 분위기가 실제로 어느 정도 의도적인 거리감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이제야 밝혀졌다.
"의도적이었어요. 다른 배우들과 어울리다 보면 함께 커피를 마시고 웃게 되잖아요. 그러면 촬영장에서 권위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가 정말 힘들어져요"
스트립은 적대감이 아니라 의도적인 연기적 선택으로 해서웨이와 거리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 말을 생방송에서 들은 해서웨이의 반응은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전에는 한 번도 말한 적 없었는데"라고 운을 뗀 그는 이렇게 말했다. "돌이켜보면, 메릴이 거리를 둔 게 정말 다행이었어요. 저는 스물두 살이었는걸요. 연기에 대해 뭘 알았겠어요? 주변 상황에 너무 쉽게 흔들렸을 거예요. 메릴의 그 선택이 그 영화에서 제게 가장 도움이 됐던 일 중 하나예요."
이어서 말했다. "메릴이 나타나는 순간, 앤디의 감정이 바로 느껴졌어요. 정신이 번쩍 들었죠. 실수하지 말자. 조용히 있자. 방해하지 말자. 그런 느낌이었어요. 메릴이 미란다로서 더 깊이 캐릭터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거예요."
스트립은 눈시울을 붉히며 답했다. "당신은 항상 잘했잖아요." 해서웨이가 웃었다. "완전히 얼어 있었는데요. 근데 그 얼어붙은 느낌이 앤디한테 딱 맞았던 거예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 20년 만의 귀환
두 배우가 한국을 찾은 공식적인 이유는 속편 홍보였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오리지널이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지 약 20년 만에 돌아온다. 의상, 대사, 그리고 스트립의 연기가 만들어낸 특별한 존재감은 그 시대 어떤 코미디 영화보다도 오래 인용되고 회자됐다.
스트립은 유머와 진심을 오가며 속편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재석이 20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하자, 스트립은 웃으며 하루하루 다 느꼈다고 말했다. "2009년쯤부터 속편 이야기를 해왔어요. 하지만 적절한 때를 기다려야 했죠. 이야기에 현실감을 주려면 캐릭터들이 삶을 더 살아봐야 했으니까요."
기다림이 영화에 무엇을 가져다줬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앤디는 자신만의 삶을 쌓을 수 있었어요. 미란다를 둘러싼 세상도 달라졌고요. 이제 미란다는 안경 없이는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됐죠." 잠시 멈추며 미소 지었다. "20년을 기다렸는데, 기다릴 가치가 있었어요. 이렇게 오래 지나 돌아오는 건 이 업계에서 흔한 일이 아니니까요. 정말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해서웨이도 비슷한 온기로 캐릭터에 복귀하는 심정을 전했다. 스물두 살에 원작을 찍으며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배워가던 배우가, 20년이 지나 굵직한 커리어를 쌓은 뒤 같은 캐릭터로 돌아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이었을 것이다.
이들이 한국에 먼저 온다는 것의 의미
홍보 투어에서 한국을 선택하고, 특히 유재석의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다는 사실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디테일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10년간 솔직한 대화를 원하는 해외 아티스트들이 선호하는 창구가 됐다. 스포츠, 과학, 엔터테인먼트, 공공의 삶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여러 나라에서 이 프로그램을 찾아왔다.
해서웨이와 스트립이 이 자리에서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들을 꺼내놓은 것 — 스트립의 메소드 연기 고백, 해서웨이가 처음 공개한 "얼어붙었던" 그 느낌 — 은 두 배우가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홍보용 멘트가 아니었다. 게스트를 편안하게 만드는 진행자 앞에서, 원작이 깊이 사랑받는 나라에서 나온 진심이었다.
비빔면 광고 에피소드는 가장 빠르게 퍼져나갈 유머였다. 하지만 이 대화의 본질 — 연기, 거리감, 시간, 그리고 귀환에 대한 이야기 — 은 더 오래 마음에 남을 부분이었다. 한국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강렬했던 두 배우에게, 오랫동안 서로를 설명할 공간을 만들어줬다. 결국 그 방이 제격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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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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