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BE 인도 진출, K팝 방법론의 다음 10년을 건 승부수

방시혁 의장의 '멀티홈, 멀티장르' 전략이 14억 인구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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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BE 인도 진출, K팝 방법론의 다음 10년을 건 승부수

2025년 9월, HYBE는 인도 뭄바이에 'HYBE 인디아 엔터테인먼트 프라이빗 리미티드'를 설립했다. 일본, 미국, 라틴아메리카, 중국에 이은 다섯 번째 해외 법인이었습니다. 이 소식은 HYBE의 이름값에 걸맞은 업계의 관심을 받았지만, 이번 행보의 전략적 의미는 뭄바이 법인 등기 그 이상이었습니다. 주요 K팝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14억 인구의 시장에 실질적인 운영 거점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인도의 관심은 수년간 꾸준히 커져왔지만, 이를 뒷받침할 K팝 인프라는 사실상 전무했습니다.

HYBE가 인도에서 정확히 무엇을 하려는지, K팝 모델이 인도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2025년 9월 시점에서 아직 열린 질문이었습니다. 답을 얻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결정 자체와 그 배경에 깔린 논리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상업 전략을 구사하는 K팝 기업이 지난 10년간 음악 산업을 재편해온 글로벌 확장의 다음 단계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왜 인도인가, 왜 지금인가

2025년 K팝 확장 시장으로서 인도를 선택한 근거에는 HYBE가 수년간 추적해온 여러 요인이 동시에 맞물려 있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규모였습니다. 인도의 음악 스트리밍 시장은 약 1억 8,5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이용자 수 기준 세계 2위 스트리밍 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IFPI에 따르면 2024년 인도의 음반 시장 매출은 3억 6,400만 달러로 세계 15위를 기록했지만, 인도의 인터넷 보급률 성장세와 인구 구성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시장 잠재력을 크게 과소평가한 것이었습니다.

2025년 기준 인도의 K팝 관심 지표는 이미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BTS는 인도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되는 해외 아티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유튜브 공개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는 BTS 뮤직비디오 조회수 기준 일본,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하며 미국과 한국을 앞섰습니다. 한국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글로벌 팬덤 현상에서 인도가 BTS의 본국보다 높은 스트리밍 수치를 보인다는 사실은 반드시 주목해야 할 데이터였습니다.

인도의 K팝 팬덤은 기관의 지원 없이도 수년간 자생적으로 조직화되어 왔습니다. 팬클럽, 소셜 미디어 커뮤니티, 이벤트 조직 등이 K팝 콘텐츠를 소비하고, K팝 팬 이벤트에 참석하며, 스트리밍 캠페인, 차트 서포트, 굿즈 구매 등 K팝 상업적 성공의 구조적 근간인 조직화된 팬덤 활동을 보여주었습니다. 2025년까지 인도 K팝 팬 커뮤니티의 규모와 성숙도는, 더 이상 수동적으로 시장을 관망할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제도적 투자가 필요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했습니다.

진출 시점은 시장의 성숙도와 경쟁 포지셔닝을 동시에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2025년 9월 기준 JYP엔터테인먼트도 인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드래곤의 소속사 갤럭시코프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인재 영입, 브랜드 인지도, 팬과의 관계 형성에서 선점자가 누릴 수 있는 모든 이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좁아지고 있었습니다. HYBE의 9월 뭄바이 법인 설립에는 이러한 선제적 움직임의 성격이 담겨 있었습니다.

'멀티홈, 멀티장르' 비전

방시혁 HYBE 의장은 인도 진출의 전략적 틀을 '멀티홈, 멀티장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는 한국 인재, 한국식 트레이닝 시스템, 한국 문화적 레퍼런스를 중심으로 구축된 K팝을 하나의 국가 상품이 아닌 방법론으로 재정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시장 선호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며, 결과물인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팬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일련의 실천 체계가 인재의 출신 지역과 무관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제안이었습니다.

한국 밖에서 이 방법론이 가장 본격적으로 구현된 사례는 HYBE와 미국 게펜 레코드의 협업으로 탄생한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였습니다. 구조화된 오디션, 선발과 트레이닝 과정을 담은 넷플릭스 리얼리티 시리즈(Popstar Academy: KATSEYE), K팝 모델의 핵심 요소를 기반으로 한 그룹 데뷔까지, 캣츠아이의 형성 과정은 비한국인 멤버로 구성된 팀이 비한국 시장에서도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활동 첫 해의 상업적 성과는 이 방법론을 더 넓은 지역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개념 증명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HYBE 라틴아메리카는 동시에 5인조 보이밴드를 위한 오디션 리얼리티 시리즈를 개발하며 같은 방법론을 라틴아메리카 시장에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HYBE 재팬은 한국 아티스트의 일본 시장 지원과 함께 현지 일본 아티스트 개발을 수년간 병행해왔습니다. 패턴은 일관적이었습니다. 각 지역 법인은 현지 인재 개발과 한국 스타들을 위한 지역 지원 인프라를 결합하여, 성장과 기존 수익 유지라는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했습니다.

HYBE 인디아는 "인도의 목소리가 세계의 이야기가 되는 곳(Where voices of India become global stories)"이라는 미션을 내걸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한국 음악 유통 거점이 아닌 인재 개발 기지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 것이었습니다. 인도 아티스트를 HYBE의 트레이닝 시스템으로 육성해 글로벌 무대에 세우겠다는 포부였으며, 인도는 인재의 원천이자 주요 시장이었습니다. 방시혁 의장이 강조한 지역 정체성은 현지화에 대한 타협이 아니라 전략적 자산이었습니다. 인도 아티스트라면 아무리 글로벌한 사랑을 받는 한국 아티스트도 재현할 수 없는 인도 관객과의 문화적 공감대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K팝 트레이닝 모델, 인도에서는 어떻게 작동할까

보컬, 댄스, 언어, 미디어 트레이닝을 수년간 받은 뒤 데뷔하고, 정교하게 구축된 아티스트 정체성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K팝 아이돌 육성 시스템은 모든 문화적 맥락에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비교적 순조롭게 적용되었는데, 이는 일본에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탤런트 에이전시 관리형 팝 아티스트 전통(특히 자니스 모델과 구조적 유사성이 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캣츠아이를 통한 미국 적용에서는 아티스트의 자율성과 자연스러운 프레젠테이션을 중시하는 미국 음악 산업의 관행에 맞춰 상당한 조정이 필요했습니다.

인도는 또 다른 특수한 고려 사항을 제시합니다. 인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단일체가 아닙니다. 볼리우드는 자체 스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지역 언어 영화 산업은 각자의 관행을 갖고 있으며, 서구적 의미의 인도 팝 음악 시장은 비슷한 경제 규모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덜 발달되어 있습니다. 인도의 K팝 팬 커뮤니티는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정교한 소비자이지만, 이를 만들어내는 이면의 상업적 인프라에는 체계적으로 노출된 적이 없었습니다.

HYBE 인디아의 운영 모델은 그룹 오디션, 장기 트레이닝, 프로덕션·매니지먼트·마케팅·콘서트 기획을 아우르는 풀스택 아티스트 개발을 골자로 하며, 이 인프라를 처음부터 쌓아 올리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데뷔 준비가 된 아티스트를 배출하기까지는 수개월이 아닌 수년 단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었습니다. K팝 연습 기간이 통상 2~4년인 데다 인도라는 새로운 문화적 맥락에서의 적응 과정까지 더해지면 그 일정은 더 늘어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HYBE 인디아가 HYBE 실적에 즉각 기여하는 경로는 신규 인도 아티스트가 아닐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보다 즉각적인 기여는 기존 HYBE 아티스트의 인도 내 활동, 즉 투어 인프라, 프로모션 지원, 팬 이벤트 조직 등을 통해 인도의 기존 K팝 관객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장기적인 인재 개발 파이프라인은 그 사이에 구축해 나가는 구조였습니다.

BTS와 이미 구축된 팬 인프라

다른 HYBE 진출 시장과 인도를 구별 짓는 요소 중 하나는, 기관의 지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인도 팬들이 자발적으로 구축한 HYBE 기존 아티스트, 특히 BTS를 위한 팬 인프라의 수준이었습니다. 2025년 기준, 인도 아미(ARMY)는 전 세계에서 가장 조직화된 BTS 팬 커뮤니티 국가별 지부 중 하나였습니다. 팬 이벤트, 스트리밍 조직 캠페인, 굿즈 그룹, 소셜 미디어 활동 등을 통해 HYBE 인디아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소통 및 조직 인프라가 이미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이 기존 인프라의 전략적 가치는 단순한 팬 참여를 넘어섰습니다. 인도 아미가 보여준 조직력, 즉 지리적·언어적 다양성을 가로질러 수천 명을 조율하는 능력은, 비교할 만한 팬 인프라가 없는 신규 시장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HYBE 인디아가 상업적 목적에 활용할 수 있는 인적 자산이었습니다. 신곡 프로모션 캠페인, 콘서트 티켓팅 조율, 팬 주도 콘텐츠 배포 등은 HYBE가 인도에 공식 진출하기 전부터 이미 인도 K팝 시장에서 검증되고 효과가 입증된 것들이었습니다.

인도가 BTS 영상 조회수 기준 4위 시장이라는 유튜브 데이터는, 라이브 이벤트의 잠재 관객이 조직화된 팬덤 규모보다 훨씬 클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인도의 언어적·지리적으로 다양한 인구 전반에 퍼져 있는 BTS에 대한 일반적 관심은, 제도적 프로모션 인프라가 본격 가동되면 열성 팬덤으로 전환될 수 있는 발견형 관객층을 의미했습니다. HYBE 인디아의 지역 투어 지원 기능은 팬 커뮤니티만으로는 필요한 규모로 조직할 수 없는 라이브 이벤트 경험을 통해 이러한 전환 과정을 시작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경쟁 구도와 판돈의 크기

HYBE가 JYP, SM, YG 등 다른 주요 K팝 기업보다 먼저 인도에 거점을 마련한 것은 수년간 영향을 미칠 경쟁적 포지셔닝 선택이었습니다. 인재 시장에서의 선점자 이점은 막대합니다. 인도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유망한 잠재 아티스트들이 경쟁사가 채용 인프라를 구축하기 전에 이미 HYBE의 존재를 인지하고 접촉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 인재 개발에 진정한 제도적 투자를 한 최초의 K팝 기업이라는 브랜드 연상은, 경쟁사가 뒤따라 진출한 이후에도 수년간 인도 시장에서 프로모션적 가치를 지닐 것이었습니다.

HYBE의 발표 이후 JYP엔터테인먼트가 인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는 경쟁 역학이 이미 가동 중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신규 시장에서의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패턴은 일관적이었습니다. HYBE가 진출하면 JYP와 SM이 뒤따르고, 결과적으로 경쟁 압력이 모든 법인의 발전을 가속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서 같은 패턴이 반복되었으며, 인도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예상되었습니다.

시장 잠재력이 막대했기에 판돈도 컸습니다. 스마트폰 보급률과 스트리밍 채택에 힘입어 성장 중인 인도의 음반 시장(2024년 기준 3억 6,400만 달러)은 대부분의 업계 전망에 따르면 10년 내 글로벌 상위 10위권 음악 시장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이 성장이 현실화되는 시점에 이미 인도에서 기반을 다진 K팝 기업은, 후발 주자가 따라잡을 수 없는 시장 확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됩니다. 2025년 9월 뭄바이 법인 설립은 이러한 맥락에서 글로벌 음악 산업의 가까운 미래에 가장 중요한 시장 기회 중 하나에 대한 장기 투자였습니다.

K팝 현지화가 글로벌 장르에 던지는 질문

인도 진출은 2025년 K팝 산업이 적극적으로 풀어가고 있던 더 큰 질문의 한 축이었습니다. 한국 대중음악의 글로벌 영향력은 한국 아티스트를 수출하는 것으로 유지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아티스트를 만들어낸 방법론을 수출하는 것으로 유지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이 구분은 단순히 상업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것이었습니다. 한국 아티스트가 글로벌 관객에게 다가가는 것을 기반으로 구축된 산업은 구조적으로 상업적 경쟁력 있는 한국 인재의 지속적 배출에 의존합니다. 반면, 여러 나라에서 글로벌 경쟁력 있는 아티스트를 배출할 수 있는 방법론 기반 산업은 잠재적으로 더 견고하고 더 확장 가능합니다.

방시혁 의장의 프레임워크는 방법론 입장을 분명히 취했습니다. K팝은 장르가 아닌 방법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철학의 현실적 표현인 HYBE 인디아, HYBE 라틴아메리카, 캣츠아이, 그리고 다양한 현지화 실험은 2025년 9월 시점에서 아직 초기 단계에 있었습니다. HYBE가 단순히 인도인 얼굴을 한 K팝 아티스트가 아닌, 진정한 인도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인도 아티스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였습니다.

역사적 선례가 완전히 고무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서구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자사의 제작 모델을 인도 콘텐츠에 적용하려 한 모든 주요 시도, 즉 할리우드의 볼리우드 파트너십 실험, 미국 음반사들의 인도 팝 아티스트 육성 시도 등은 시장 기회의 규모에 비해 제한적인 성과에 그쳤습니다. 인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국내 제작 콘텐츠를 주류 소비자 선호로 일관되게 유지해왔으며, 해외 아티스트는 주류가 아닌 주변부에서 관객을 확보하는 데 머물렀습니다.

이전 서구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인도 진출 시도 대비 HYBE의 강점은, K팝 방법론이 보여준 진정한 문화적 적응 능력이었습니다. 캣츠아이는 미국인 멤버가 있는 한국 아티스트가 아니라 K팝 방법론으로 만들어진 미국 아티스트였습니다. 인도에 대한 질문은, 원래 시스템을 만든 한국 엔터테인먼트 규범과 더 먼 문화적 맥락에서도 이 방법론이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결론: 다음 10년에 건 승부

2025년 9월 HYBE의 뭄바이 론칭은 즉각적인 수익을 기대한 상업적 이벤트가 아니었습니다. 전략적 선언이었습니다. 인도가 글로벌 음악 산업의 가까운 미래에서 가장 중요한 미개척 시장이며, K팝 방법론이 이 시장을 공략하기에 적합한 도구라는 확신의 표명이었습니다. 두 명제 모두 2025년 9월 시점에서는 근거는 있되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 입증에는 수년간의 운영 실행과 시장 개발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론칭이 확인해준 것은 HYBE 글로벌 전략의 야심과 그 지리적 비전의 규모였습니다. 첫 10년간 한국의 보이그룹을 국내 차트 석권에서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 이끈 기업이 이제 글로벌 규모의 K팝 아티스트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서 그 과정을 복제할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인도 사무소는 K팝을 한국의 수출품이 아니라 인재, 트레이닝, 그리고 그 결과물인 음악에 대한 관객의 열망이 공존하는 모든 곳에 적용 가능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방법론으로 바라보는 전략의 최신 발현이었습니다.

음악 산업의 오랜 역사에서 새로운 시장을 지배한 기업은 한결같이 일찍 도착해 경쟁사보다 먼저 인프라를 구축한 기업이었습니다. HYBE는 2025년 9월 인도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10년간 그곳에서 무엇을 만들어내느냐가, 이것이 글로벌 음악 산업 역사상 가장 선견지명 있는 투자였는지, 아니면 단지 가장 야심 찬 시도에 그쳤는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숫자로 보는 인도 음악 시장: 기회의 규모

2025년 9월 HYBE의 뭄바이 법인 설립은 종합적으로 볼 때 인도 음악 산업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기회 중 하나로 만드는 시장 전망에 근거한 결정이었습니다. 대표 수치인 2024년 음반 시장 매출 3억 6,400만 달러(IFPI 기준 세계 15위)는 현재 매출만을 측정한 것으로, 성장 궤적을 반영하면 실제 기회를 크게 과소평가한 셈이었습니다.

디지털 유통과 라이브 음악을 포함한 인도 음악 스트리밍 시장은 2024년 약 18억 5,000만 달러 규모로 평가되었으며, 그랜드 뷰 리서치의 산업 분석에 따르면 연평균 성장률(CAGR) 17.3%로 2030년 48억 7,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었습니다. 라이브 음악 부문만 해도 2025년 약 13억 9,000만 달러로 추정되었으며, 2034년까지 59억 7,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CAGR 17.6%가 거의 10년간 지속되는 셈이었습니다. 두 수치 모두 근본적 현실을 반영했습니다. 이용자 수 기준으로 인도의 음악 소비는 이미 글로벌 규모였지만, 유료 구독 전환율이 아직 낮아 매출 전환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1억 8,500만 스트리밍 이용자 중 유료 가입자는 약 2,000만 명으로, 구독 매출은 약 6,0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는 2억 명의 유료 청취자로부터 1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중국과 대비되는 수치였습니다.

인도의 이용자 규모와 매출 전환 사이의 격차는 시장 약세의 신호가 아니었습니다. 시장 미성숙의 신호였습니다. 중국, 일본, 한국이 디지털 음악 전환 초기에 겪었던 것과 같은 미성숙이었습니다. 전환이 성숙하기 전에 인프라를 구축한 기업들이 이후 발생하는 매출에서 불균형적으로 큰 몫을 가져갔습니다. HYBE의 시장 진입 타이밍은 현재 매출 순위가 아닌 바로 이 패턴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인도 음악 소비에서 유튜브의 압도적 지위, 즉 월간 5억 5,000만 사용자로 세계 최대 유튜브 시장이라는 사실은 HYBE의 기존 아티스트 포트폴리오에 특정한 전략적 맥락을 만들어냈습니다. 인도에서의 BTS 유튜브 데이터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HYBE의 프로모션 인프라가 이미 최적화되어 있는 플랫폼 환경에서 HYBE 콘텐츠에 대한 실증적 수요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인도 BTS 아미 500만 명(세계 4위 규모)과 BTS 유튜브 조회수 기준 세계 2위 국가라는 인도의 위상은, HYBE 인디아가 단 한 명의 현지 아티스트를 배출하기 전부터 활용할 수 있는 즉시 가동 가능한 관객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문화적 난제: 볼리우드가 인도 시장 진출에 대해 가르쳐주는 것

서구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인도 시장 침투 시도의 역사는, HYBE 내부 분석도 인정했듯이 고무적이지 않았습니다. 할리우드의 볼리우드 파트너십 실험은 주류 시장에서 제한적인 성과만 냈습니다. 미국 음반사들이 글로벌 관객을 겨냥해 인도 팝 아티스트를 개발하려 한 시도는 개별적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을 뿐 구조적 침투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인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세계 최대의 가장 정교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넘지 못한 국내 제작 콘텐츠 선호를 일관되게 보여주었습니다.

인도 문화 비평가들은 구조적 원인을 명확히 지적했습니다. 문화 평론가 리티 로이(Reeti Roy)는 "인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볼리우드 음악을 소비합니다"라며 "정말 좋은 음악을 발표하는 인도 팝 스타도 볼리우드가 아니면 그 수준의 명성에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K팝 기획사들이 직면할 진짜 장벽은 구조적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볼리우드 사운드트랙은 인도 전체 음악 소비의 약 80%를 차지하며, 연간 약 1만 곡이 영화 생태계를 위해 녹음됩니다. 어떤 특정 포맷의 장르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규모와 문화적 통합도였습니다.

언어적 문제는 구조적 난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인도에는 22개의 공식 언어와 수백 개의 지역 방언이 있습니다. K팝 트레이닝 모델은 언어적으로 동질적인 환경, 즉 한국 시장을 위한 한국어 트레이닝에 국제적 활동을 위한 영어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이 모델을 인도에 적용하려면 어떤 언어 공동체를 대상으로 할지를 결정해야 했고, 이는 인재 영입과 관객 도달 범위 양쪽에 한국이나 일본의 선례로는 직접 비교할 수 없는 영향을 미쳤습니다.

HYBE의 문화적 취약성도 내부적으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블랙핑크의 2020년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는 힌두교 신상 이미지를 사용해 인도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았고, 세븐틴의 'Curry' 트랙은 남아시아 정체성에 대한 문화적 무감각이라는 불만을 야기했습니다. 문화 평론가 김헌식은 "문화 전유 관점에서 K팝은 과거 경험을 통해 많이 개선되었지만, 인도에 진출하는 만큼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HYBE 인디아의 현지 운영 체계는 이러한 사건이 시장 진입을 저해하지 않도록 문화적 인텔리전스를 제공하는 기능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방시혁 의장이 인도에 대해 말한 것, 그리고 말하지 않은 것

방시혁 의장은 HYBE 인디아의 뭄바이 론칭 3개월 후인 2025년 12월, 인디아 투데이(India Today) 매거진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HYBE 의장이 인도 전략에 대해 공개적으로 상세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뮤직 앨리(Music Ally)가 다룬 이 인터뷰는 약속한 내용만큼이나 인정한 내용이 주목할 만했습니다.

방시혁 의장은 "HYBE는 모든 시장에 동일한 모듈을 이식하는 '획일화 모델'을 추구하지 않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T-Series나 지 뮤직(Zee Music) 같은 국내 메이저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며, 인도 시장을 그들보다 잘 이해한다고 주장하지도 않습니다." 대규모 해외 진출을 발표하는 기업이 시장 이해의 한계를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이례적이었으며, 이는 기존 인도 음악 인프라의 경쟁자가 아닌 보완자로서의 전략적 포지셔닝을 시사했습니다.

핵심 전략적 주장은 보다 적극적이었습니다. "현지 레이블이 인도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 반면, 우리의 역할은 인도의 인재를 세계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는 것입니다." 이 표현은 HYBE 인디아를 국내 시장 경쟁자가 아닌 수출 메커니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가치 제안의 핵심은 현지 시장 지배가 아닌 글로벌 유통과 방법론이었습니다. 방 의장은 덧붙였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성공적인 아티스트 론칭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프로듀서, 매니저, 기타 업계 전문인력 양성까지 포함합니다." 인재 개발의 포부는 아티스트를 넘어 인도 음악 산업의 더 넓은 인프라까지 확장되어 있었습니다.

12월 인터뷰가 론칭 3개월 후에야 이루어진 것은, 론칭 자체가 운영적 발표가 아닌 구조적 선언이었기 때문입니다. 인도 아티스트가 영입된 것도, 오디션이 열린 것도, 데뷔 일정이 확정된 것도 없었습니다. 확립된 것은 법인, 미션, HYBE 글로벌 리더십 서밋이 만들어낸 글로벌 경영진의 전략적 합의, 그리고 전략적 의지뿐이었습니다. 2025년 9월 뭄바이 법인 설립이 선견지명이었는지 시기상조였는지를 결정할 실행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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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Chulwon
Park Chulwon

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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