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TUNNEL VISION', 이 서구 프로덕션 협업이 중요한 이유

|6분 읽기0
있지 'TUNNEL VISION', 이 서구 프로덕션 협업이 중요한 이유

있지가 오늘 오후 6시, 11번째 미니앨범 "TUNNEL VISION(터널 비전)"을 공개합니다. 이번 앨범은 팀 커리어에서 가장 야심 찬 프로덕션 협업으로 꼽힙니다. 타이틀곡은 에미넴, 리한나, 닥터 드레, 켄드릭 라마와 작업한 미국 프로듀서 뎀 조인츠(Dem Jointz)가 공동 프로듀싱을 맡았습니다. 이번 협업이 중요한 이유는 크레디트의 화려함 자체보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있지와 K-pop의 크로스오버 가능성을 어디까지 밀어붙이려 하는지를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6곡으로 구성된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팬덤 MIDZY의 기대 속에 공개됩니다. 2019년 데뷔 이후 6년 남짓한 시간 동안 미니앨범만 11장을 쌓았다는 사실은, 있지가 얼마나 쉼 없이 전면에서 활동해 왔는지를 보여줍니다. 다만 TUNNEL VISION(터널 비전)은 단순한 속도전의 연장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음반 가운데 가장 직접적으로 서구 힙합과 R&B 프로덕션 문법을 끌어안은 작품으로 읽힙니다.

6년 동안 11장, 있지가 만든 꾸준한 궤적

있지는 2019년 2월 'DALLA DALLA'로 데뷔하며 자기 확신과 자기 수용을 앞세운 팀이라는 인상을 선명하게 남겼습니다. 예지, 리아, 류진, 채령, 유나는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출발했습니다. 당시 글로벌 상승세의 블랙핑크, 국내 상업성 정점에 있던 TWICE, 그리고 곧 등장할 4세대 경쟁 팀들 사이에서 있지가 내세운 답은 퍼포먼스와 태도였습니다.

2022년과 2023년을 거치며 있지는 북미와 유럽 아레나 투어에 올라섰고, 국내 차트에서도 존재감을 유지했습니다. 2025년 앞서 발표한 10번째 미니앨범은 팀 특유의 에너지에 실험적인 프로덕션을 섞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TUNNEL VISION(터널 비전)은 그 흐름을 한 단계 더 밀어붙이는 작품입니다.

이번 시점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유도 분명합니다. 있지는 4세대 그룹이 정체성을 굳히거나 방향 조정을 고민하게 되는 중반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이런 시점에 타이틀곡 파트너로 뎀 조인츠를 택했다는 것은, JYP가 있지의 브랜드가 글로벌 힙합 감각을 받아들이면서도 팀의 핵심인 '걸크러시' 결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자기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선택입니다.

뎀 조인츠가 'TUNNEL VISION'에 더하는 것

본명 애런 대니얼스인 뎀 조인츠는 안전한 선택을 반복하는 프로듀서가 아닙니다. 에미넴의 The Marshall Mathers LP 2, 닥터 드레의 Compton 등에 참여하며 거칠고 밀도 높은 비트를 설계해 왔고, 그 위에 공격적인 보컬을 얹는 데 강점을 보여줬습니다. 리한나 작업에서는 R&B 방향으로도 영역을 넓혔습니다. 이런 감각을 있지의 타이틀곡에 끌어온 것 자체가, 결과와 별개로 꽤 큰 창작 실험입니다.

수록곡 구성도 방향성을 드러냅니다. 'Focus', 타이틀곡 'TUNNEL VISION', 'DYT', 'Flicker', 'Nocturne', '8-BIT HEART'까지 이어지는 6곡은 각기 다른 결을 예고합니다. 'Nocturne'는 더 짙고 야간적인 무드를, '8-BIT HEART'는 장난기 있는 전자 질감을 떠올리게 합니다. 'Focus'와 'DYT'는 뎀 조인츠 특유의 직선적인 힘과도 잘 맞는 제목입니다. 여기에 JYP의 대표 프로듀서이자 작사가인 켄지도 힘을 보태, 미국 프로듀서의 감각과 있지의 기존 음악 정체성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번 협업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명확합니다. 컴프턴과 디트로이트에서 다듬어진 프로덕션 문법이 K-pop 문법 안으로 들어왔을 때, 양쪽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류진과 유나를 비롯한 있지 멤버들은 전형적인 아이돌 보컬 구성을 넘어서는 유연함을 이미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이 팀은 이런 실험을 감당할 수 있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앨범과 동시에 공개되는 뮤직비디오 역시 터널 이미지를 앞세운 고대비, 시네마틱 비주얼로 이 방향성을 밀어붙였습니다.

치열한 11월 발매 경쟁에서의 관전 포인트

2025년 11월은 K-pop 발매 일정이 특히 빽빽한 시기로 기록됐습니다. 강승윤, 유노윤호, 플레이브가 이미 신보를 내놨고, 스트레이 키즈와 NCT DREAM도 월말 전 출격을 예고한 상황에서 있지가 시장 한복판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런 구도에서 있지의 강점은 이미 구축된 멀티플랫폼 인프라에 있습니다. 신곡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면 24시간 안에 수천만 조회 수를 끌어내는 유튜브 파급력, 그리고 6년 동안 꾸준히 넓혀온 스포티파이와 애플 뮤직 존재감이 버팀목이 됩니다.

실제로 TUNNEL VISION(터널 비전)은 이후 11월 21일 '뮤직뱅크' 1위를 차지하며, 이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도 충분한 화력을 유지했음을 보여줬습니다. 월요일 저녁 발매에 앞서 실물 앨범 선주문량도 강한 수집 수요를 예고했습니다. 정확한 초동 수치는 발매 뒤 며칠 더 지나야 확인됐지만, 출발선 자체는 확실히 강했습니다.

발매 전후 팬 커뮤니티가 가장 크게 반응한 지점 역시 뎀 조인츠 크레디트였습니다. MIDZY는 이 협업을 서구 톱 프로듀서들과 같은 급의 파트너를 끌어올 수 있는 팀이라는 상징으로 받아들였습니다. JYP 역시 이런 서사를 TUNNEL VISION(터널 비전)의 포지셔닝 안에 의도적으로 심어둔 것으로 보입니다.

월드투어와 장기 전략

TUNNEL VISION(터널 비전)을 둘러싼 상업적 설계는 음반 발매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있지는 2026년 2월 시작하는 월드투어를 이미 예고했습니다. 이번 앨범은 그 투어를 여는 발판이자, 팀 커리어에서 가장 넓은 글로벌 순환을 준비하는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큰 스피커 시스템과 현장 타격감을 전제로 설계된 뎀 조인츠의 프로덕션은 아레나급 공연장에 특히 잘 맞고, '터널' 이미지를 중심에 둔 비주얼 역시 대형 무대에서 더 강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JYP의 계산도 비교적 선명합니다. 이번 음반으로 겨울 스트리밍 성과를 확보한 뒤, 월드투어를 통해 있지가 해외에서 아레나급 헤드라이너를 넘어 더 큰 체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시험하려는 흐름입니다. 뎀 조인츠 협업은 그 큰 그림 안에서 하나의 명함처럼 기능합니다. K-pop 프로덕션 생태계가 더 이상 서구 사운드를 단순히 차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핵심 제작자를 동등한 창작 파트너로 불러들이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TUNNEL VISION(터널 비전)은 오늘 오후 6시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공개됩니다. 그리고 이후 이 앨범은 JYP의 크로스오버 전략을 가장 깔끔하게 구현한 결과물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게 됩니다. 타이틀곡은 있지 디스코그래피 안에서 새로운 사운드 기준점을 만들었고, 팀의 가장 국제적인 프로모션 사이클로 이어질 무대를 마련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반응을 남겨주세요!

저작권자 © KEnterHub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ark Chulwon
Park Chulwon

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K-PopK-DramaK-MovieKorean CelebritiesGlobal K-Wave

댓글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

로딩 중...

토론

로딩 중...

관련 기사

관련 기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