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 첫 솔로 앨범을 영화로 세계 초연한다

음악을 만든 지 24년 만에, 가수 겸 싱어송라이터 장기하가 마침내 첫 솔로 정규앨범을 완성했다. 그가 선택한 공개 방식은 쇼케이스도, 디지털 선공개도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독립영화제의 스크린 위에서, 단편영화의 형식으로 세상에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장기하의 소속사 두루두루아티스트컴퍼니는 그의 첫 솔로 정규앨범 산산조각이 오는 5월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초연된다고 밝혔다. 5월 1일, 2일, 3일 사흘 연속 하루 한 차례씩 총 세 번 상영되며, 관객들은 단편영화로 구현된 앨범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앨범의 정식 발매는 2026년 9월로 예정돼 있다.
영화처럼 사고하는 앨범
이 형식의 선택은 우연이 아니다. 장기하에 따르면, 산산조각의 개념적 작업 과정은 세 단계를 거쳤다. 시(詩)에서 시작해 무성영화로, 그리고 음악으로 이어진 여정이었다. 완성된 앨범의 총 러닝타임은 단편영화 한 편과 같도록 설계됐는데, 이 구조적 결정 덕분에 전주에서의 초연은 홍보를 위한 이벤트가 아닌, 작품이 세상과 처음 만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처럼 느껴진다.
장기하는 20년 넘는 세월 동안 한국 인디 음악의 중심에 있었던 아티스트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프론트맨이자 크리에이티브 중심으로서, 그는 특유의 건조한 유머와 파격적인 편곡, 그리고 일상적인 한국 삶을 시적으로 담아내는 스토리텔링으로 인디 음악의 새로운 감수성을 만들어냈다. 밴드는 2019년 공식 해체했고, 이후 장기하는 주로 음악 밖에서 활동해왔다. 그리고 이제, 돌아왔다.
산산조각이 스트리밍 플랫폼이 아닌 영화관에서 먼저 공개된다는 사실은, 이 귀환이 얼마나 진지하게 준비된 것인지를 보여준다. 조용히 음악 산업으로 복귀하는 대신, 27년간 쉬운 범주를 거부하는 예술을 옹호해온 영화제에서 하나의 사건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JIFF)는 4월 29일 개막해 5월 8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거리와 시내 여러 상영관에서 진행된다. 27회를 맞이한 올해 영화제는 아시아 독립·예술영화의 가장 중요한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잡았으며, 관객을 단순히 즐겁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들을 선보이겠다는 신념으로 운영된다.
올해는 54개국 237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이 규모는 영화제의 국제적 위상과 큐레이션 야심을 동시에 보여준다. 일주일 남짓한 기간에 10년 치 프로그래밍이 압축된 셈이다.
개막작은 미국 감독 켄트 존스의 My Private Artist로, 오랫동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영화 만들기를 지지해온 영화제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폐막작은 김현지 감독의 다큐멘터리 남태령이다. 어른이 된 김장하를 통해 이미 인정받은 감독의 신작으로, 최근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 순간에 시민들이 저항하는 현장을 기록한 작품이다. 두 편 모두 예술과 사회 현실의 관계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영화제의 큐레이션 철학을 드러낸다.
사회자 신현준·고윤희
개막식 사회는 배우 신현준과 고윤희가 맡는다.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해 영화·드라마·예능 등 다방면에서 30년 경력을 쌓아온 신현준은 무게감 있는 존재감을 무대에 더한다. 증인과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고윤희는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신선함을 불어넣는다.
두 사람의 조합은 27년의 역사를 가지면서도 현재와의 균형을 모색하는 영화제의 성격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현재를 담은 폐막작
남태령이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 다큐멘터리는 최근 한국의 극적인 정치적 밤, 남태령에 모인 시민들을 디지털 아카이브 형식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김현지 감독은 이전 다큐멘터리에서 그랬듯, 따뜻하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개개인에게 집중한다. 군중 사이로 건네지는 핫팩, 낯선 이들과 나눠 먹는 김밥, 불확실한 순간 속 연대의 질감 같은 것들이다.
영화는 영화제 상영 후 5월 극장 개봉이 확정돼 있으며,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순간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제를 넘어 더 넓은 관객과 만날 것을 예고한다.
관람 안내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일반 티켓은 4월 17일부터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개·폐막식 티켓은 그보다 이른 4월 15일에 오픈됐다. 일반 상영은 1만 원, 특별 상영은 1만 2,000원이다. 온라인 예매를 우선으로 하며, 현장 박스오피스는 영화제 기간 중 잔여석에 한해 운영된다.
서울에서 약 200km 남쪽에 위치한 전주는 한국의 역사와 음식 문화에 뿌리 깊은 도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여행지 중 하나를 찾는 여정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번 영화제가 중요한 이유
개막작으로 미국 감독의 지극히 사적인 예술에 대한 성찰을, 폐막작으로 한국 감독의 시민 연대 다큐멘터리를 배치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그 두 극점 사이에서 54개국 237편이 상영되고, 24년간 밴드와 함께 음반을 만들어온 뒤 마침내 온전히 자신만의 것을 쓴 한 뮤지션의 앨범이 스크린 위에서 숨을 쉰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이야기들은 모두 개인의 목소리와 더 큰 맥락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전주 같은 영화제가 존재하는 이유도 결국 그것이다. 그런 목소리들이 설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린다. 티켓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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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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