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Less Than a Lover' 발매 전 유럽을 사로잡은 비결
코첼라부터 오픈어 페스티벌까지, BLACKPINK의 스타가 K팝 페스티벌 공식을 새로 쓰다

공식 발매일이 발표될 무렵, 'Less Than a Lover'는 이미 K-pop 팬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이자 올여름 가장 기대되는 싱글로 자리 잡았다. 2023년 자신의 레이블 오드 아틀리에(ODD ATELIER)를 설립하며 솔로 커리어를 시작한 제니는 2026년 6월 뉴욕 거버너스 볼 뮤직 페스티벌에서 이 곡을 처음 선보였다. 이어 7월에는 덴마크 로스킬레 페스티벌, 폴란드 오픈어 페스티벌, 스페인 매드 쿨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열기를 이어갔다. 현장에 참여하지 못한 팬들은 온라인에 떠도는 공연 영상만을 보며, 직접 스트리밍할 수 있는 버전이 나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려야 했다.
마침내 2026년 7월 24일, 기다림이 끝난다. 'Less Than a Lover'가 모든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공식 발매된다. 하지만 이 곡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여정이 시사하는 K-pop의 향방은 발매 그 자체보다 더욱 흥미로운 지점을 시사한다.
제니가 솔로 커리어를 밑바닥부터 재건한 방식
2023년 제니가 YG 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오드 아틀리에를 설립했을 때, 업계는 이를 독립을 향한 치밀한 승부수로 받아들였다. 그녀는 BLACKPINK 멤버 중 최초로 솔로 활동의 전권을 쥐었으며, 자체 레이블과 컬럼비아 레코드의 유통 계약을 결합했다. 이러한 구조적 설계를 통해 그녀는 기존 대형 기획사 체제 안에서는 불가능했을 창작의 자율성을 확보했다. 업계의 이목은 이러한 자율성이 과연 거대 기획사를 떠나는 리스크를 정당화할 만큼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집중되었다.
그 해답은 제니가 첫 솔로 정규 앨범 'Ruby'를 발매한 2025년 3월에 마침내 나타났다. 이 앨범은 빌보드 200 차트 7위로 진입하며, 제니를 K-팝 여성 솔로 가수 중 역대 네 번째로 해당 차트 TOP 10에 진입한 아티스트로 만들었다. 빌보드 탑 앨범 세일즈 차트에서도 'Ruby'는 발매 첫 주 미국 내 26,500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2위로 데뷔했다. 스포티파이에서는 앨범 수록곡 10곡 전곡이 발매 24시간 이내에 글로벌 차트에 진입했다. 이는 BLACKPINK가 수년간의 투어를 통해 구축한 글로벌 팬덤이, 이제 독자적인 역량을 입증한 솔로 아티스트에게 그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uby'는 결국 스포티파이 누적 스트리밍 30억 회를 돌파하며, 제니를 단일 앨범으로 이 기록을 달성한 역대 두 번째 K-팝 여성 솔로 가수의 반열에 올렸다. 롤링스톤지 또한 이 앨범을 '2025년 최고의 앨범' 리스트에 포함했다.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찬사를 모두 거머쥐며, 제니의 솔로 활동은 BLACKPINK의 부수적인 활동이 아닌 그 자체로 완결된 하나의 서사임을 증명했다.
'Less Than a Lover'을 필연으로 만든 페스티벌 행보
"Ruby"가 발매되기도 전, 제니는 이미 서구권 페스티벌에서 K-팝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025년 4월, 제니는 코첼라의 아웃도어 시어터(Outdoor Theatre) 무대에 올라 해당 스테이지에 선 최초의 K-팝 솔로 아티스트가 되었다. 아웃도어 시어터는 코첼라의 메인 스테이지와는 성격이 다르다. 화려한 볼거리에 집중하는 헤드라이너들과 달리, 이곳은 아티스트의 음악적 신뢰도를 바탕으로 관객을 확보한 이들이 오르는 무대다. 제니가 그곳에 선 것은 실력으로 그 자격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2026년 유럽의 여름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했다. 2026년 6월 뉴욕에서 열린 거버너스 볼(Governor's Ball)을 통해 미국 관객들은 "Less Than a Lover"를 라이브로 처음 접할 수 있었다. 이어 7월 3일에는 음악적 다양성과 높은 관객 몰입도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페스티벌 중 하나인 덴마크의 로스킬레(Roskilde) 무대에 올랐다. 7월 4일에는 폴란드 그디니아에서 열린 오픈어 페스티벌(Open'er Festival)의 헤드라이너로 나섰다. 이 헤드라인 슬롯을 차지함으로써 제니는 유럽 주요 음악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선 최초의 K-팝 아티스트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녀는 이 무대에서 "Less Than a Lover"를 포함해 미발매 곡 3곡을 포함한 총 17곡의 셋리스트를 선보였다. 이후 마드리드 매드 쿨(Mad Cool) 페스티벌까지 이어지며, 아직 정식 발매되지 않은 곡을 위한 일종의 '리스닝 투어' 성격의 행보가 계속되었다.
이러한 패턴은 의도적이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제니는 단순히 음악을 발매하고 스트리밍 성적을 주요 문화적 지표로 삼는 대신, K-팝 팬덤에 국한되지 않은 일반 음악 페스티벌 관객을 대상으로 한 라이브 공연을 통해 곡의 명성을 구축했다. "Less Than a Lover"가 스트리밍으로 공개될 시점에는 이미 라이브 퍼포먼스의 힘만으로 곡의 성패가 결정되는 환경에서 그 가치를 검증받은 상태다. 이는 플레이리스트 선정이나 차트 진입과는 차원이 다른 검증 과정이다.
곡 자체가 전하는 메시지
"Less Than a Lover"는 제니의 이전 작업물들, 더 나아가 BLACKPINK의 미학적 정체성으로부터 의도적으로 탈피했음을 보여준다. 로파이(lo-fi) 기타와 빈티지 일렉트릭 키보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트랙은 BLACKPINK의 전성기를 정의했던 맥시멀리즘적인 프로덕션 대신, 나른하고 내성적인 질감을 택했다. 비트보다는 제니의 보컬 전달력이 곡의 핵심이다. 한국 언론은 이 사운드를 두고 "나른한 질감"이라 표현하며, 이는 그녀의 예술적 접근 방식이 명확히 성숙해졌음을 시사한다.
제니는 이번 곡의 공동 작사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연출까지 직접 맡았다. 이러한 결정은 모두 '오드 아틀리에(ODD ATELIER)'가 지향하는 포지셔닝의 일환이다. 매 발매마다 제니를 단순한 퍼포머가 아닌 창작의 주도권을 쥔 아티스트로 정의하며, 각 결과물을 하나의 예술적 선언으로 구축하고 있다. 트럭 창문, 탁 트인 풍경, 유리창을 투과하는 여름 햇살 등 티저 이미지들은 화려한 볼거리에 기대하기 쉬운 아티스트의 행보와 달리 의도적으로 친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러한 미학은 이 곡이 거대한 아레나 무대를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어느 한 순간의 감정을 느끼기 위해 만들어졌음을 전달한다.
이러한 친밀함 덕분에 페스티벌이라는 맥락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Less Than a Lover"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곡으로 설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만 명의 낯선 관객 앞 야외 무대에서 그 힘을 증명했다. 규모감과 내면성이 만나는 이러한 지점은 기억에 남는 페스티벌 공연과 평범한 공연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이며, 제니가 다양한 맥락 속에서도 동시에 유효한 창의적 선택을 내릴 줄 아는 아티스트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증거다.
확장되는 K-팝의 페스티벌 영향력과 제니의 행보가 갖는 의미
K-pop의 역사 대부분 동안 서구권 음악 페스티벌과의 관계는 보조적이거나 서포트 성격의 무대에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주류 관객들이 해당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행사에서 장르적 참신함을 보여주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 이러한 역학 관계는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아레나 무대에 스타디움급 K-pop을 가져다 놓았고, Stray Kids는 주요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나섰으며, BLACKPINK는 코첼라 무대에 그룹으로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솔로 아티스트로서 유럽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맡는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성취다.
로스킬레(Roskilde)와 오픈어(Open'er)는 결코 규모가 작은 행사가 아니다.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평적 안목이 높은 음악 팬들을 관객으로 보유한 국제적인 음악 기관이다. 제니가 7월 4일 오픈어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섰을 때, 그녀는 단순히 K-pop이라는 브랜드 인지도에 기대지 않았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퍼포먼스가 헤드라이너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가치가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자리였다. 모든 측면에서 그녀는 이를 완벽히 해냈다. 공연 후 유포된 팬들의 영상과 뒤이어 발표된 "Less Than a Lover"의 공식 발매일은 유럽 관객들이 아티스트와 음악 모두를 열정적으로 받아들였음을 입증했다.
향후 예정된 시카고 롤라팔루자(Lollapalooza Chicago)와 일본 서머 소닉(Summer Sonic) 2026 출연은 이러한 활동 반경을 더욱 넓힌다. 특히 일본 공연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제니의 전략이 서구권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아시아 팬덤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라, 두 시장 모두에서 동시에 존재감을 확장하는 방향임을 시사한다.
"Less Than a Lover"는 BLACKPINK 멤버 4인 모두가 각기 다른 솔로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시점에 발표되었다. 로제는 애틀랜틱 레코드를 통한 계약과 서구권 팝 방향성을, 리사는 더욱 명확한 글로벌 크로스오버 사운드를, 지수는 보다 차분한 예술성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이 가운데 제니의 행보는 독보적이다. 개인 레이블 설립, 차트에서의 실질적인 영향력을 입증한 데뷔 앨범, 그리고 세계 유수의 페스티벌 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이번 싱글까지, 제니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솔로 커리어를 가장 명확하게 구축해 나가는 멤버로 자리매김했다.
"Less Than a Lover"가 "Ruby"가 세운 30억 스트리밍이라는 대기록에 버금가는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는 향후 몇 주간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페스티벌 무대에서 상업적 발매로 이어진 이번 여정은 K-팝의 변화 양상을 이미 보여주고 있다. 즉, 단순한 디지털 재생 수의 축적보다는 아티스트의 명성을 실시간으로 쌓아가는, 더 느리고 신중하며 정교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니에게 페스티벌 무대는 단순한 프로모션 전략이 아니었다. 일종의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이었다. 이제 공식 발매를 통해 세상이 그녀의 속도를 뒤따라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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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Music & Comebacks Reporter · KEnterHub
New-music reporter covering K-pop comebacks as they drop. Ricky Joo tracks official channel premieres, music video releases and debut showcases, breaking down what each comeback signals about an artist's next chapter — often within hours of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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