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22년 전 인생을 바꾼 그 무대를 다시 서다

더 시즌즈 7회: 성시경·최유리·이창섭과 함께한 잊을 수 없는 KBS 라이브 무대

|수정됨|7분 읽기0
김종국, 22년 전 인생을 바꾼 그 무대를 다시 서다

22년 전, 한 젊은 가수가 샌들을 신고 계단에 앉아 발라드 한 곡을 불렀습니다. 다음 날 그의 인생은 달라졌습니다. 5월 8일 방송된 KBS 2TV 음악 토크쇼 더 시즌즈 — 성시경의 귀를 기울이면에서 김종국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을 했습니다. 샌들까지 그대로 신고 그 순간을 다시 재현한 것입니다.

이번 7회는 김종국, 싱어송라이터 최유리, BTOB 이창섭이라는 뛰어난 보컬 라인업이 함께한 무대였습니다. 성시경이 기획한 '귀가 즐거운 아티스트'라는 콘셉트가 시즌 시작부터 한국 음악 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밤이었습니다.

김종국의 전설적인 복귀 무대

젊은 시청자들에게 김종국은 SBS 장수 예능 런닝맨에서 체력왕으로 통하거나, 수백만 뷰를 기록하는 피트니스 유튜버로 익숙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금요일 방송은 그 모든 것보다 먼저 그가 대한민국 최고의 보컬 중 한 명임을 강렬하게 상기시켰습니다.

김종국은 2005년 발표한 싱글 '별, 바람, 햇살 그리고 사랑'으로 무대를 열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 한국 팝 발라드 특유의 따뜻함이 담긴 이 노래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우자, 익숙한 멜로디에 관객들의 마음이 요동쳤습니다. 이어 터보의 '회상 (December)'을 부르며 성시경을 랩 피처링으로 깜짝 초대했고, 이 장면은 관객들의 웃음과 진심 어린 호응을 동시에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저녁 가장 많이 회자된 장면은 김종국이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보며 한 말에서 시작됩니다. 2026년 8월이 데뷔 30주년임을 밝혔는데, 정확히는 "작년 8월이 실제 30주년이었는데 헷갈려서 앨범을 못 냈다"며 만 나이 계산으로 다시 잡았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그러더니 성시경에게 직접 요청했습니다. "8월 전에 앨범을 내야 하는데, 곡 한 곡 써줘요." 청중은 그 직구 요청에 한바탕 웃었습니다.

그리고 재현이 시작됐습니다. 22년 전 샌들을 신고 계단에 앉아 처음 '한 남자'를 불렀던 그 밤을 회상하며 "다음 날 인생이 바뀌었다"고 조용히 말한 김종국. 성시경의 즉흥 제안에 그는 신발을 벗고 겉옷을 내려놓은 뒤, 샌들과 민소매 차림으로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무대는 라이브 TV에서 좀처럼 만들기 힘든, 계산되지 않은 기적이었습니다. 수십 년을 쌓아온 베테랑 가수가 목소리 하나만으로 시간을 멈추는 순간이었습니다.

듀엣, 깜짝 합동, 그리고 터보 메들리

그 절정의 순간 이후에도 방송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김종국과 성시경은 AKMU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를 듀엣으로 소화했습니다. 수십 년의 무대 경험을 가진 두 보컬이 만나 이 노래의 씁쓸한 선율에 새로운 무게를 더했습니다.

김종국은 마이티마우스 쇼리와 함께한 터보 메들리로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스키장에서(White Love)', '3+3=0(Love Is…)', '트위스트 킹(Twist King)'이 이어지자 스튜디오 전체가 들썩였습니다. 관객들이 춤을 추고, 카메라가 그 열기를 담았으며, 몇 분간 방송은 토크쇼가 아니라 즉흥 심야 콘서트처럼 흘러갔습니다.

최유리와 주저하는 가수의 예술

두 무대 사이에 최유리가 성시경의 듀엣 코너 '두 사람'의 일곱 번째 게스트로 등장했습니다. 최유리는 한국 음악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목소리는 즉각적으로 특색 있지만, 오랫동안 작사작곡가로 주로 활동해왔습니다. 김범수, 다비치, SEVENTEEN 승관, 홍이삭 등에게 곡을 제공한 인상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뜻밖의 에피소드도 공개됐습니다. 최유리가 성시경에게 곡을 보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는 것. 성시경의 해명은 솔직하면서도 원칙적이었습니다. "곡이 나쁜 게 아니라, 내가 그 곡에 맞는 사람이 아니었던 거예요. 깊이 존경하는 윤종신 씨 곡도 그런 이유로 거절한 적 있어요." 이 대화는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를 잘 보여줍니다. 비정형적으로 솔직한 대화가 진심을 드러내는 것. 두 사람은 결국 'Romeo N Juliet' 듀엣으로 어색한 뒷이야기를 우아한 무대로 마무리했습니다.

이창섭: 무대 위에서 다른 사람이 되는 내향인

BTOB 이창섭은 K-팝 최고의 보컬로 손꼽히는 실력을 이번 방송에서도 증명했습니다. 그가 선택한 곡은 성시경이 직접 쓰고 발표한 '그 자리에, 그 시간에'였습니다. 작곡가 본인이 불과 몇 미터 앞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내린 선택이었습니다.

성시경은 이창섭이 자신의 곡 두 곡을 리믹스했지만 한 번도 개인적으로 연락이 없었다고 털어놓았고, 그 침묵이 마음에 걸렸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창섭이 뒤늦은 사과로 성시경에게 보냈던 DM을 직접 읽는 예상치 못한 하이라이트 장면이 탄생했습니다. 스튜디오는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이 장면은 이창섭 스스로도 인정하는 역설을 잘 보여줬습니다. 오프무대에서는 자신의 유튜브 시리즈 '전과자' 첫 회에서 대학 앞에 혼자 서서 40분 동안 아무에게도 말을 못 걸었을 만큼 내향적이지만, 수천 명 앞에서 공연할 때는 스스로 표현하는 "파워 E"가 된다는 것입니다.

10년 넘는 솔로·그룹 커리어를 지켜봐 온 팬들에게 이 역설은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BTOB의 감정이 짙은 무대를 오래 지탱해온 그의 목소리는, 금요일 성시경의 곡 무대에서도 절제되면서도 깊이 느껴지는 방식으로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을 다시 확인시켜 줬습니다.

더 시즌즈가 계속 사랑받는 이유

매 시즌 호스트가 바뀌고 셀럽 화려함보다 진심 어린 음악적 대화를 중심에 두는 더 시즌즈 포맷은, 이제 텔레비전이 아닌 '기록할 가치가 있는 무언가'처럼 느껴지는 에피소드를 여러 편 낳았습니다. 성시경의 '귀를 기울이면' 시즌은 게스트와 함께 공연하는 것과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 모두에 능한 호스트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답장 없는 데모 테이프, 샌들 신은 전설, 내향인의 공개 사과까지.

김종국의 '한 남자' 재현 무대는 방송이 끝난 후에도 온라인을 떠돌 장면입니다. 기술적으로 완벽해서만이 아니라 — 물론 그랬습니다 — 아티스트가 세월의 무게를 감상 없이 돌아볼 만큼 충분한 연륜을 쌓고, 라이브 관객에게 그 세월이 실제로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느끼게 할 만큼 충분한 자신감을 갖췄을 때만 가능한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더 시즌즈 — 성시경의 귀를 기울이면은 매주 금요일 밤 11시 10분 KBS 2TV에서 방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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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 Hojin
Jang Hojin

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specializing in K-Pop, K-Drama, and Korean celebrity news. Covers artist comebacks, drama premieres, award shows, and fan culture with in-depth reporting and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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