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신의 팬텀: 한국 뮤지컬 역사를 관통한 10년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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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의 팬텀: 한국 뮤지컬 역사를 관통한 10년의 역할

박효신이 에릭으로 돌아온다. 한국 뮤지컬계에서 이보다 큰 기대를 모으는 캐스팅 소식은 드물다. EMK뮤지컬컴퍼니의 팬텀 10주년 기념 공연에 박효신이 출연한다는 소식은 많은 이가 예감했던 바를 확인시켜 준다. 이번 그랜드 피날레 시즌은 지난 10년간 이 작품과 가장 상징적인 배우가 함께 쌓아 올린 모든 것을 집대성하는 무대로 기획되고 있다.

한국이 자기 것으로 만든 팬텀

팬텀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과 다른 작품이다. 다만 가스통 르루의 1910년 원작 소설—파리 오페라하우스에 출몰하는 기형의 음악 천재 이야기—을 같은 원천으로 삼고 있다. 연출가 로버트 제스 로스가 무대에 올린 EMK 프로덕션은 모리 예스턴의 음악과 아서 코핏의 대본을 기반으로, 스펙터클보다는 심리적 깊이에 무게를 둔다. 주인공 에릭의 내면을 파고드는 작품이기에, 무대를 압도하는 가창력이 필수적이다.

박효신은 2015년 한국 초연 이후 이 작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가면 뒤에 갇힌 천재적 음악가 에릭을 연기하며, 그는 자신의 음반 활동에서 보여 온 특질을 무대 위에 고스란히 풀어냈다. 비범한 음역의 테너, 감정의 결을 그대로 전달하는 투명한 가창, 그리고 기교를 느끼지 못할 만큼 자연스러운 테크닉. 그의 에릭은 괴물이나 악당이 아니다. 괴물로 취급받아 온 천재다. 박효신의 노래는 그 차이를 매 순간 전달한다.

관객 반응은 한국 뮤지컬이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오픈 직후 티켓 쟁탈전이 벌어졌고, 박효신 출연 회차는 다른 캐스트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르게 매진됐다. 배우 개인에 대한 강한 팬덤이 이미 존재하는 한국 뮤지컬 문화에서도, 박효신의 팬텀은 일반적인 레퍼토리 공연을 넘어 콘서트 이벤트에 가까운 현상이 됐다. 그러면서도 이 역할이 가치 있는 이유인 극적 완성도를 결코 잃지 않았다.

10년, 다섯 시즌, 하나의 그랜드 피날레

EMK는 이번 시즌을 그랜드 피날레로 규정했다. 단순한 재연이 아닌 집대성의 무대라는 뜻이다. 캐스팅도 그 야심을 반영한다. 박효신과 함께 EXO의 카이가 더블 캐스트로 합류했다. K-pop과 뮤지컬의 크로스오버가 이어지는 가운데, 팬텀처럼 높은 가창력을 요구하는 작품에 아이돌 출신 아티스트가 캐스팅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카이의 캐스팅은 마케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EXO의 메인 댄서이자 비주얼 멤버인 그는 이전에도 뮤지컬 무대에 선 적이 있으며, 캐릭터에 충실한 무대 접근 방식은 이 역할에 대한 진정한 적합성을 시사한다. 박효신의 해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자적 예술적 성취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이번 시즌이 답할 질문이다. 두 배우의 공연을 같은 시즌 안에서 선택해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은 10주년 시즌을 축하의 장이자 비교의 장으로 만든다.

공연장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한국에서 가장 크고 음향적으로 까다로운 공간 중 하나다. 그 공간을 타이틀 롤의 성량으로 채우는 것 자체가 주연 배우에게 요구되는 수준을 보여준다. 박효신은 이미 네 차례 해냈다. 다섯 번째 무대는 마지막 증명으로 다가온다.

박효신의 에릭이 결정적인 이유

박효신의 복귀가 왜 중요한지 이해하려면, 그의 에릭이 다른 프로덕션과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야 한다. 에릭은 보통 낭만적 집착광이나 위험한 은둔자로 연기된다. 박효신의 해석은 제3의 지점을 일관되게 점해 왔다. 재능이 마땅히 세상을 지배해야 할 완전한 예술적 주권의 소유자이지만,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채 사랑과 분노를 분리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인간이다.

이 해석은 가창이 뒷받침돼야만 성립한다. 팬텀의 스코어는 모든 주요 음악 장면의 감정적 핵심을 에릭에게 맡기기 때문이다. 박효신의 목소리는 감정의 지름길에 기대지 않고도 그 장면들을 넘나든다. 처절해야 할 음표는 처절하고, 다정해야 할 음표는 다정하며, 그 전환은 프레이즈 사이가 아닌 프레이즈 안에서 일어난다. 예스턴의 스코어가 요구하고 세계에서 극소수만이 일관되게 구현하는 종류의 보컬 지성이다.

공연 역사에서 10년차는 그 작품이 진정 무엇을 구축해 왔는지 드러나는 시점이다. 팬텀의 그랜드 피날레는 그 답이 박효신의 목소리, 한국 뮤지컬의 한 장을 정의한 역할, 그리고 10년간 둘을 지켜본 관객에게 있다는 데 건 베팅이다. 앞으로 세종문화회관의 만석 객석 앞에서 그 베팅이 시험받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근거에 비추어, 어려운 베팅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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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Chulwon
Park Chulwon

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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