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 이번엔 A급 배우 세 명을 또 낚았다

2026년 2월, 박서준·정유미·최우식은 작가 김대주의 데뷔 20주년 기념 라이브 방송에 참석했다고 생각했다. 나영석 PD의 속셈은 달랐다. 방송이 끝나기 직전, 그는 현수막을 걷어내며 진짜 계획을 밝혔다. 세 사람은 당장 출발해야 한다, 각자 10만 원씩 쥐고 잠자리도 미정인 채로 국내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즉흥적인 기습 섭외가 tvN 꽃보다 청춘: 한정판의 시작이었다. 2026년 5월 3일 첫 방송되는 이 예능은 나영석 PD의 꽃보다 시리즈가 8년 만에 귀환하는 작품으로, 이미 여러 차례 검증된 세 배우의 호흡을 다시 스크린에 올린다.
한국 예능의 한 시대를 만든 프랜차이즈
2014년 나영석 연출로 시작된 꽃보다 시리즈는 하나의 장르를 새로 써낸 실험이었다. 연예인을 일상의 편의에서 떼어내어 쥐꼬리 예산으로 여행을 보내는 이 포맷은 날 것의 피로, 날 것의 불편함, 그 속에서 피어나는 진짜 우정 덕분에 통했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 시리즈는 유럽부터 남미까지 다양한 국제 여행지로 출연진을 보내며 영역을 넓혔다.
마지막 시리즈인 꽃보다 할배가 2018년 종영한 뒤 팬들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나영석 PD가 마침내 복귀를 알린 방식도 보도자료나 방송국 티저가 아닌, 전혀 준비되지 않은 세 배우를 앞에 두고 라이브 방송 도중 깜짝 공개하는 방식이었다. 이 프랜차이즈가 늘 지향해 온 그 정신 그대로였다.
이 라이브가 끝나면 바로 출발해야 합니다, 나영석 PD가 방송 중 출연진에게 말했다. 월요일에 서울로 돌아오면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다시 라이브로 시청자에게 보고해드리겠습니다. 세 배우는 수락했다. 여행은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10만 원과 하루 한 번의 이동: 한정판의 규칙
한정판이라는 이름은 그 규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각자에게 주어지는 여행 예산은 10만 원. 예산 제약과 함께 하나의 고정 규칙이 있다. 하루에 최소 한 번은 이동해야 한다. 어디로, 어디서 자고, 무엇을 먹을지는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다.
한국 예능 기준으로도 기존 시리즈보다 훨씬 가혹한 조건이다. 이전 시즌들이 출연진에게 어느 정도 여유를 허용했다면, 이번 시즌은 진짜 막막함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작진은 방송이 진행되면서 추가적인 한정 조건들이 공개될 예정이며, 일부는 미션 수행으로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행 예능 위에 서바이벌 게임이 더해진 셈이다.
시리즈의 시그니처인 납치 요소, 즉 예고 없이 출연진을 낯선 곳으로 데려가는 방식도 이번 시즌에 부활한다. 나영석 PD는 이번 여행을 확실한 고생이 예정된 경험이라고 표현했고, 세 배우는 라이브 공개 당시 이를 유머로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 하지만 현수막이 걷히는 순간 카메라에 잡힌 그들의 표정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정유미는 여행을 앞두고 스킨케어도 안 해도 되겠다며 극한 모드 돌입을 선언했다. 박서준과 최우식은 기차 안에서 즉흥 좀비 영화 패러디를 선보이며 나름의 방식으로 긴장을 풀었다. 솔직히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해도 볼 만하다는 발언도 나왔다. 서진이네의 전적을 보면 이 말이 허풍은 아니다.
서진이네와의 연결고리
해외 시청자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이 세 사람의 조합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박서준·최우식·정유미는 나영석 PD 제작의 서진이네에서 배우 이서진과 함께 해외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호흡을 맞췄다. 당시 서진이네는 케이블 기준으로도 상당한 수치인 시청률 11.1%를 기록하며 이 조합의 가능성을 충분히 증명했고, 이후 팬들은 이들이 다음에 무엇을 할지 줄곧 궁금해했다.
그 다음은, 30만 원을 셋이 나눠 들고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잠자리를 구하는 것이다.
국내 여행이라는 설정은 시리즈의 해외 여행 전통에서 눈에 띄는 이탈이다. 나영석 PD는 익숙한 한국 땅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그들이 누구인지 알고 언어 장벽이라는 피신처도 없는 환경이 만들어내는 압박은 해외 조난 상황과 다른 결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출연진은 자신들을 속속들이 아는 세계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
시청자들의 기대
5월 3일 첫 방송을 앞두고 공개 소식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문 촬영팀이 아닌 출연진이 직접 찍은 티저 영상에는 기차와 이동 중인 세 배우의 모습이 담겼다. 피곤하고 약간은 불안하지만 그럼에도 진심으로 좋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특유의 웃음이었다. 셀프 촬영의 질감은 프랜차이즈 최고의 순간들과 일맥상통하는 친밀감을 줬다. 세련된 TV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상황을 헤쳐나가는 진짜 사람들을 보는 느낌이었다.
tvN 일요일 저녁 7시 30분이라는 경쟁이 치열한 시간대에서 서진이네의 시청률 강세를 반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검증된 출연진, 거의 10년 만에 돌아온 사랑받는 프랜차이즈, 그리고 볼 만한 리얼리티 예능을 만드는 나영석 PD의 흔들리지 않는 기록이 조합되면 기대치는 자명하다.
8년은 프랜차이즈의 귀환을 기다리기엔 긴 시간이다. 기습 라이브 방송에서 세 배우가 보여준 에너지가 예고편이라면, 기다림은 충분히 가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첫 기차가 역을 떠날 때 그들은 아직도 웃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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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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