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펜타곤이 선택한 정규앨범 — 'Universe: The Black Hall'이 담아낸 것들

펜타곤이 2025년 2월 12일, 데뷔 이후 첫 정규 스튜디오 앨범 'Universe: The Black Hall'을 발매했습니다. 8년 넘는 시간 동안 쌓아온 미니앨범과 EP의 연장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도약입니다. 단순한 포맷 변화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멤버들의 순차적 군 복무, 소속사 구조 개편, 4세대 K팝 경쟁이라는 격변의 시간을 모두 버텨낸 그룹이 내놓는 첫 정규작에는 그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미니앨범으로 쌓아온 8년
펜타곤은 2016년 10월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아홉 명의 멤버로 데뷔했고, 초창기 멤버 변동을 거쳐 현재의 구성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들의 행보는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과는 다른 궤적을 그려왔습니다. 다수의 멤버가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하는 강한 내부 창작력을 보유하면서도, 상업적으로는 동세대 최상위 그룹들과는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특히 후이는 그룹의 프로듀서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다른 가수들의 음악 제작에도 참여하며, 펜타곤의 차트 성적과는 별개로 음악 업계에서 작곡가로서의 독자적 입지를 구축해왔습니다.
데뷔부터 2025년까지 20여 장이 넘는 미니앨범을 통해 펜타곤은 꾸준히 듣는 팬들에게 진정한 음악적 다양성을 선보였습니다. 파워팝, 록 성향의 드라마틱한 트랙, 감성적인 발라드, 실험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 미니앨범이라는 포맷이 허용할 것 같지 않은 범위의 음악적 폭을 보여왔습니다. 미니앨범 포맷은 각 발매를 집중적으로 만들어주는 장점이 있지만,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더 큰 이야기를 펼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Universe: The Black Hall'은 바로 그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Universe: The Black Hall'의 세계
11곡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타이틀 트랙 'Dr. Bebe'를 중심 축으로, 펜타곤이 지금껏 구축해온 음악적 스펙트럼 전반을 담아냈습니다. '블랙 홀'이라는 개념적 세계관은 미지의 공간을 탐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는 펜타곤이 오랫동안 즐겨 활용해온 SF와 우주적 은유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후이, 우석, 키노, 유토, 진호 등 여러 멤버가 앨범 수록곡 작업에 직접 이름을 올렸습니다. 미니앨범에서보다 더 넓은 범위의 멤버가, 11곡이라는 더 큰 판에서 창작에 함께 참여했다는 것은 이 앨범이 그 어느 때보다 통합적인 시각으로 기획됐음을 보여줍니다.
함께 버텨온 시간의 의미
정규앨범이라는 이정표는 그 자리에 오기까지 그룹이 버텨온 것들을 함께 살펴봐야 비로소 온전히 이해됩니다. 펜타곤은 데뷔 초 멤버 변동을 겪었고, 멤버들은 순차적으로 군 복무를 소화해야 했으며, 3세대에서 4세대로 이어지는 K팝 시장의 격변 속에서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지켜내야 했습니다.
멤버들의 순차적 군 복무는 — 펜타곤 세대의 보이그룹이라면 피할 수 없는 과정 — 전 멤버의 동시 참여가 필요한 정규앨범 작업에 특히 큰 도전을 안겨줍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한 후에도 11곡 규모의 작품을 완성할 창작력을 유지해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하나의 성취입니다. 그리고 그 성취는 앨범의 포맷 안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이 타임라인이 분명하게 말해주는 것은 펜타곤이 공백의 시간 속에서도 내부 창작 단위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각 멤버의 복귀가 이 그룹의 창작 방식을 오히려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온 것처럼 보입니다. 멤버들은 소속사가 배정해주는 곡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지고 기술적으로 그것을 표현할 역량을 갖춘 채 돌아옵니다. 이는 같은 상황에 처한 모든 그룹이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결단
펜타곤의 첫 정규앨범은 큐브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도 하나의 확신의 표현입니다. B1A4와 비투비가 레거시 아티스트의 자리로 이동한 이후, 펜타곤은 큐브의 주력 보이그룹으로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큐브와 펜타곤의 관계는 후이의 창작적 자유와 차트 최상위권 진입의 아쉬움이 공존하는 역사였습니다.
후이가 외부 아티스트들의 음반 작업에 기여하며 쌓은 이력은, 음반 판매 성적과는 별개로 펜타곤 내부의 창작 엔진이 업계에서 인정받는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증명해왔습니다. 그 외부적 검증이 이번 정규앨범 작업으로 이어지며, 'Universe: The Black Hall'은 마케팅 언어가 아닌 10년에 걸친 실제 결과물로 쌓은 창작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8년이라는 시간과 20여 장의 짧은 발매물 끝에 내놓은 정규앨범은, 소속사와 그룹이 함께 '더 큰 이야기를 할 때가 됐다'고 결정한 결과입니다. 2016년부터 펜타곤을 응원해온 유니버스(UNIVERSE) 팬들에게, 이 앨범은 가장 오래 기다려온 작품입니다. 미니앨범들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이처럼 강한 내부 창작력을 가진 그룹의 정규앨범이라면, 짧은 포맷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20여 장의 조각들 대신, 이제 하나의 연속적인 이야기 속에서 그 증거를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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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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