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즈 'Fame' 리뷰: 그룹의 모든 것을 다시 쓰는 세 곡

2025년 11월 24일 발매된 'Fame'은 라이즈(RIIZE)가 지금까지 내놓은 작품 중 음악적으로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다. 세 곡은 데뷔 이후 이 그룹이 쌓아온 하나의 질문에 답한다. 라이즈가 안전한 선택을 멈추면 어떤 소리를 내는가. 답은 더 강렬하고, 더 날카로우며, 초기 팝 지향 시절보다 훨씬 흥미롭다.
SM엔터테인먼트의 최신 보이그룹이 내놓은 이 두 번째 싱글 앨범은 발매 다음 날인 11월 25일 서울 Yes24 라이브홀에서 쇼케이스로 공개됐다. 유튜브, 틱톡, 위버스를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 중계됐다. 앨범에 앞서 공개된 콘셉트 트레일러는 노출 콘크리트, 무대 장비, 희미한 형광등 이미지 등 시네마틱한 인더스트리얼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 곡도 듣기 전에 앨범의 색깔이 달라졌음을 보여준 셈이다. 공식 콘셉트명은 '몰입형 감성 팝(Immersive Emotional Pop)'으로, 마케팅 문구처럼 들리지만 타이틀곡 'Fame'을 들으면 그 말이 실체를 갖는다.
트랙별 분석: 세 개의 서로 다른 장
앨범 첫 곡 'Something's in the Water'는 묵직한 베이스라인과 절제된 프로덕션으로 구축한 R&B 팝 분위기로 시작한다. 가사는 불안을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아닌 자아의 일부로 다루며, 퍼포먼스보다는 내면 성찰에 가까운 감정 서사를 펼친다. 의도적으로 서두르지 않는 듯한 몽환적 프로덕션은 모멘텀을 중시하는 K팝 앨범 오프닝으로서는 이례적인 선택이다.
타이틀곡 'Fame'은 그 방향과 전혀 다르다. 레이지(rage) 스타일 힙합 트랙으로, 2020년대 초반부터 트랩·드릴에서 메인스트림 팝으로 확산된 거친 일렉트릭 기타 텍스처와 강렬한 리듬 구조가 핵심이다. 그런데 이 공격적인 에너지를 뜻밖의 메시지에 쓴다. 가사의 전제는 명확하다. 명성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연결, 공유된 감정, 인지도 이상의 무언가를 원한다는 것. 래퍼 비기원(BIGONE)이 피처링에 참여해 라이즈의 기존 작업에서 좀처럼 느낄 수 없던 날을 더한다.
마지막 곡 'Sticky Like'는 피아노와 일렉트릭 기타, 드럼 사이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활용한 팝 록 구조로 의도적으로 극적인 느낌을 준다. 프로덕션은 일정한 에너지를 유지하는 대신 트랙 전체에 걸쳐 점진적으로 쌓아 올린다. 결과에 상관없이 한 사람에게 직선적으로, 거의 순진하리만큼 헌신하겠다는 가사는 첫 곡의 확산된 불안과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앨범 시퀀싱으로 보면 세 곡은 불안→확신→헌신이라는 감정 호를 그리는 미니 아크다.
'Fame'이 예고하는 라이즈의 예술적 방향
라이즈는 2023년 9월 'Get a Guitar'로 데뷔했다. 밝은 팝 에너지와 대중적 접근성에 기댄 곡이었다. 이후 싱글 앨범 'Riizing'(2024년 6월)은 기본 틀을 넓혔지만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았고, 첫 주 100만 장을 넘기며 SM 현 라인업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안정적인 그룹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Fame'은 라이즈의 프로젝트 가운데 처음으로 다른 종류의 주장을 펼치는 작품이다. 인기나 차트 순위가 아니라, 라이즈가 어떤 그룹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다.
콘셉트 자료의 인더스트리얼한 연출, 타이틀곡의 레이지 힙합 골격,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명성이 아니다'라는 가사를 'Fame'이라는 제목에 담은 역설적 구성. 이런 선택들은 유행 추종이 아닌 의도된 일관성을 보여준다. 이번 음반의 상업적 성과는 한터와 써클 차트 주간 수치로 판단될 것이다. 하지만 창작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라이즈는 두 번째 싱글 앨범을 통해 데뷔 때보다 훨씬 복합적인 자신들의 모습을 세상에 내놓았다.
쇼케이스 무대 디자인도 같은 맥락이다. Yes24 라이브홀 공연은 보통 팬서비스 분위기에 무게를 두지만, 11월 25일 공연 현장에서 라이즈는 이 앨범을 프로모션 사이클이 아닌 하나의 선언으로 포지셔닝했다. 라이브 중계를 통해 이 메시지는 국내 매체의 필터 없이 해외 팬에게 동시에 전달됐다.
MAMA 변수: 다음 단계는
'Fame'의 발매 시점은 우연이 아니다. K팝에서 가장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상식인 2025 MAMA 어워즈가 11월 28~29일 홍콩에서 열린다. 라이즈는 양일 공연자로 발표됐다. 시상식 4일 전에 낸 앨범은 그룹의 무대가 곧 앨범의 프로모션이 되는 최적의 타이밍에 도착한 셈이다. Mnet과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시청자가 무대가 남긴 인상을 증폭할 것이다.
'Fame'의 수록곡, 특히 타이틀곡의 일렉트릭 기타와 다이내믹한 리듬 구조를 고려하면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 라이브 무대에서의 잠재력은 분명하다. 라이즈는 이전 시상식 무대에서 음원을 설득력 있는 라이브 퍼포먼스로 전환하는 능력을 증명해왔다. 'Fame'이 기존 작업과 다른 점은 대형 공연장에 걸맞은 프로덕션 팔레트를 갖췄다는 것이다. 더 거친 텍스처, 더 물리적인 에너지, 정밀함보다는 존재감을 위해 설계된 타이틀곡.
'Fame'이 라이즈의 창작 위치를 결정적으로 확장하는 순간이 될지는 MAMA 무대와 이후 차트 성적이 함께 답할 것이다. 그때까지, 음악 자체로 보면 'Fame'은 이 그룹이 자기 이름을 걸고 내놓은 가장 음악적으로 대담한 작품이다. 그것만으로도 주의 깊게 지켜볼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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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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