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과 텐센트의 합작법인 STE 벤처, K-팝 중국 전략의 재편을 꾀하다
Why STE is less a distribution deal than a platform-backed localization test

SM엔터테인먼트가 중국 전략을 다시 현지화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6년 8월 27일,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그룹(TME)과 함께 베이징 기반의 합작법인 'STE'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STE는 중국 현지 아이돌 유망주를 발굴하고, 선별된 SM 아티스트들의 현지 활동을 관리하며, 기존의 파트너십을 실질적인 제작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행보는 K-팝이 중국 리스너들에게 닿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넘어, 한국 기획사가 중국 음악 소비의 핵심 플랫폼 파트너와 결합해 시장 내부에서 어떻게 자생력을 구축할 것인가라는 차원으로 논의의 중심을 옮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M의 STE 합작법인은 K-팝 기획사들이 완성된 아티스트를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 내 플랫폼 기반의 현지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슈퍼주니어-M의 주미가 STE의 대표(CEO)로 선임됐다. 주미의 임무에는 2~3년 내 데뷔를 목표로 하는 신규 중국 아이돌 그룹 제작과 NCT DREAM의 런쥔, WayV의 양양 및 샤오쥔 등 아티스트들의 현지 매니지먼트가 포함된다. 이는 기업 구조의 변화를 넘어, K-팝 성장의 다음 단계가 어디에서 조직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승부수로 읽힌다.
배경: 단순 수출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거대 시장
STE의 역사는 이번 발표가 단순한 급격한 확장이 아닌, 오히려 시장의 흐름을 바로잡는 과정처럼 느껴질 만큼 길다. SM은 슈퍼주니어-M부터 WayV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십 년간 중국어 유닛, 국가 간 프로모션, 현지화된 팬덤 인프라를 시험하며 공을 들여왔다. 2026년의 결정적 차이는 파트너가 단순한 유통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TME는 스트리밍, 멤버십, 아티스트 굿즈, 콘서트, 팬 혜택, 소셜 디스커버리에 이르는 광범위한 음악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 이는 이번 합작이 단순한 라이선스 계약보다 훨씬 더 야심 찬 행보임을 시사한다.
수치가 그 이유를 설명한다. IFPI의 '2026 글로벌 뮤직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매출이 20.1% 성장하며 세계 20대 시장 중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 세계 4위의 음반 시장으로 도약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2025년 아시아 음반 시장 성장률은 10.9%로 집계됐다. K-팝 기획사들에게 이 두 지표의 결합은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더 이상 접근성이 불균형한 거대 관객층에 머물지 않는다. 중국은 여전히 강력한 피지컬 팬덤 문화를 지탱하면서도, 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유료 음악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규모만으로는 실행력을 담보할 수 없다. 한국 기획사들은 중국 시장 진출의 성패가 현지 파트너, 현지 콘텐츠의 흐름, 그리고 현지에서 신뢰받을 수 있는 매니지먼트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 따라서 주미(Zhou Mi)의 영입은 보도자료에 등장하는 익숙한 얼굴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는 SM의 연습생 및 제작 시스템과 STE가 헤쳐 나가야 할 중화권 엔터테인먼트 환경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바로 그 연결 고리가 이번 사업의 핵심 결과물이다.
심층 분석: 플랫폼이 곧 전략이다
SM의 타이밍은 고부가가치 음악 IP를 향한 TME의 전략적 전환과 궤를 같이한다. TME가 발표한 2026년 6월 30일 종료된 2분기 총 매출은 89억 3,000만 위안으로, 2025년 2분기 기록한 84억 4,000만 위안 대비 5.8% 증가했다. STE에 더 유의미한 지표는 TME의 음악 관련 서비스 매출이다. 2026년 2분기 음악 관련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68억 5,000만 위안에서 76억 1,000만 위안으로 늘어났으며, 멤버십 서비스 매출 또한 같은 기간 44억 3,000만 위안에서 47억 9,000만 위안으로 상승했다. 이는 단순한 플랫폼 지표가 아니다. 사용자들이 수동적인 청취를 넘어 음악과 연계된 혜택을 위해 점차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시스템을 보여주는 지표다.
2024년 또는 2025년과 최근 공시된 기간 사이의 TME 온라인 및 음악 관련 매출을 비교한 그룹 막대그래프 (단위: 10억 위안). STE 이전 TME 음악 매출 성장 0612182430 21.74 26.73 6.85 7.61 4.43 4.79 FY 온라인 음악 2024 → 2025, Q2 음악 관련 2025 → 2026, Q2 멤버십 2025 → 2026, 이전 기간, 최근 기간
가장 명확한 시계열 신호는 TME의 연간 온라인 음악 매출이다. TME의 2025년 연간 실적에 따르면, 2024년 217억 4,000만 위안이었던 매출은 2025년 267억 3,000만 위안으로 22.9% 급증했다. 보다 단기적인 2분기 비교에서도 음악 관련 서비스 매출은 2025년 2분기 68억 5,000만 위안에서 2026년 2분기 76억 1,000만 위안으로 11.0% 증가했다. 이는 STE가 단순히 도달 범위를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수익화 계층이 확장되고 있는 플랫폼 환경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SM의 논리는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SM은 콘서트와 굿즈 판매, 자회사들의 성장에 힘입어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496억 원, 영업이익 52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11.0% 성장했다. 별도 기준 매출 역시 9.2% 증가한 2,406억 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실적 상승은 SM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STE를 추진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더욱 강력해진 라이브 공연 및 굿즈 사이클을 활용해, 플랫폼 기반의 팬 혜택이 동일한 경제적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는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전략이다.
영향 및 반응: 아이돌 파이프라인의 현지화
팬들이 체감할 수 있는 즉각적인 소식은 명확하다. 런쥔, 양양, 샤오쥔을 비롯한 향후 중국인 연습생들이 더욱 체계적인 현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움직임이 갖는 산업적 의미는 훨씬 광범위하다. STE는 SM이 캐스팅, 트레이닝, 데뷔 기획, 프로모션, 아티스트 매니지먼트까지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중국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자 함을 시사한다. 이는 한국에서 육성된 팀을 사후에 시장에 투입하는 방식보다 훨씬 지속 가능한 모델이다.
TME와의 협력은 SM에 팬 수익화로 향하는 더 효율적인 경로를 제공한다. TME의 2026년 2분기 발표에서는 런쥔, aespa, RIIZE 등 소속 아티스트와 연계된 상품을 포함해 아티스트 관련 굿즈, 디지털 앨범, 팬 미팅, 프리미엄 멤버십 혜택 등이 구체적으로 강조됐다. 만약 STE가 데뷔 기획 단계부터 이러한 사용자 습관을 연결할 수 있다면, 홍보 단계에서 팬덤 행동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출시 단계부터 팬덤 행동을 설계에 반영하는 '중국 우선(China-first) K-팝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설계에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현지화는 시장 적합성을 높일 수 있지만, 제작 시스템이 팬들이 인지하는 SM 특유의 음악적 색채와 지나치게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면 브랜드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 이 긴장 관계가 STE를 진정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만들지, 아니면 단순한 지역적 실험에 그치게 할지를 결정할 것이다. SM은 이를 시도할 만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이 구조가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곡의 퀄리티와 타이밍, 그리고 아티스트의 서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향후 전망: 2년간의 시험대
가장 중요한 시간표는 STE가 계획 중인 2~3년의 데뷔 준비 기간이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2028년 혹은 2029년까지 중국 아이돌 그룹을 배출한다면, 첫 번째 시험대는 단순히 차트 순위만이 아닐 것이다. SM과 TME가 플랫폼 접근성을 지속 가능한 팬덤, 반복 구매, 공연 수요, 그리고 뚜렷한 아티스트 정체성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업의 발표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2025년 중국 레코딩 음악 시장은 20.1% 성장했으며, 같은 해 TME의 온라인 음악 매출은 22.9% 증가했다. SM 역시 2026년 초 분기별 연결 기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진입했다. STE는 바로 이 성장 곡선들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다. 만약 STE가 성공한다면, 이는 K-팝 산업의 차세대 확장 모델이 '수출 대 현지화'의 대립 구도가 아님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대신 제작, 플랫폼, 팬덤 인프라가 하나로 결합되어 움직이는 모델이 될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한 반응을 남겨주세요!
저작권자 © KEnterHub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댓글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