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KBS MC 맡으면서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데뷔 26년 차 베테랑, 멜로망스 정동환과 함께 더 시즌즈 시즌 9 이끈다

성시경은 20여 년 동안 KBS 음악 프로그램 무대를 지켜온 가수다. 그중 한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이름을 건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MC로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은 여전히 떨렸다고 한다. 그는 그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47세의 가수 성시경은 2026년 3월 27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MC 제안을 받았을 때 영광이었다"며 "하지만 솔직히 부담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첫 방송이 예정된 프로그램의 제목은 '더 시즌즈 - 성시경의 귀호강 남친'으로, 같은 날 밤 10시 KBS 2TV에서 첫 전파를 탔다.
KBS 음악 프로그램의 30년 역사와 함께
'더 시즌즈'는 단순한 음악 프로그램이 아니다. 매 시즌 새로운 MC를 내세워 신선함을 유지하는 KBS의 대표적인 심야 음악 토크쇼다. 역대 MC 명단을 보면 지난 10년 한국 음악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박재범, 잔나비의 최정훈, 악뮤, 이효리, 지코, 이영지, 박보검, 10cm가 차례로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시즌 8을 맡았던 인디 듀오 10cm는 올해 초 충성스러운 팬층을 구축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누가 뒤를 잇든 매번 주어지는 과제는 같다. 기존의 장점을 살리면서 새로운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다.
제작발표회에서 손자연 PD는 성시경의 의미를 이렇게 짚었다. "성시경은 KBS의 또 다른 대표 심야 음악 프로그램인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통해 데뷔했습니다. KBS 음악 프로그램 30년 역사의 산증인입니다." 제작진에게 성시경을 MC로 낙점한 것은 단순한 섭외 결정이 아니었다. 이 프로그램이 뿌리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에 대한 선언이었다.
박보검과 10cm의 뒤를 잇는 부담감
전임 MC들의 그림자는 성시경에게 부담이자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그는 문화적 가시성이 높았던 시기에 MC를 맡았던 박보검과 10cm의 뒤를 잇는 데서 느끼는 압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부담감은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이 계속 요청을 해오더니, 어느 순간 이건 운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C 역할에 임하는 그의 자세는 한국 음악 업계에서 26년을 보낸 사람의 신중한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MC에게는 기본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과하게 나서도 안 되고, 아무것도 안 해도 안 됩니다. 게스트가 자신의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보컬 하모니 편곡을 포함한 콜라보레이션 음악 세그먼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기비하적인 유머로 좌중에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히트곡이 떨어지면 교체되겠죠." 농담이었지만, 이 포맷의 논리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기도 했다. 각 MC의 문화적 순간은 유한하며, 바통을 넘기는 것 자체가 '더 시즌즈'를 끊임없이 새롭게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밴드 마스터 정동환과 프로그램 포맷
밴드 마스터로는 인기 인디 팝 듀오 멜로망스의 베이시스트 겸 보컬 정동환이 함께한다. 정동환은 성시경과 함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첫 회부터 프로그램의 음악적 기둥 역할을 맡는다고 확인했다. 밴드 마스터로서 그는 성시경의 대화 중심 진행을 보완하며 각 에피소드 무대의 음악적 방향을 이끌 예정이다.
프로그램 포맷은 제작진이 '감성적인 금요일 밤'으로 표현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음악과 일상적인 대화가 동등한 위치에서 공존하는 심야 프로그램이다. 주류와 인디 감성을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성시경의 이력은 이런 포맷에 완벽하게 어울린다.
멜로망스 팬들은 정동환의 합류에 반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시경과 정동환, 두 사람 모두 음악과 감성적이고 여유로운 관계를 맺어온 아티스트라는 점에서, 친밀한 분위기로 완성되는 심야 포맷에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는 평가다.
세대를 잇는 첫 방송
첫 방송은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KBS의 대표적인 심야 음악 프로그램 중 하나인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진행했던 싱어송라이터 윤도현이 1화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한다. 성시경이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통해 데뷔했고, 이번에 윤도현이 성시경의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등장하면서, 첫 방송은 KBS 심야 음악의 세 세대가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가 됐다.
보컬 정승환 역시 첫 방송 게스트로 출연해 유쾌한 경쟁심을 드러냈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데뷔곡으로 성시경을 이겼습니다"라며 밝게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프로그램이 개성 넘치는 순간들로 가득할 것임을 예고하는 한마디였다.
타이틀과 프로그램의 본질에 대하여
'귀호강 남친'이라는 부제가 처음 공개됐을 때 일각에서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재치 있는 이름으로 포장된 가벼운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시선이었다.
성시경은 이 우려를 직접 정면으로 받아쳤다. "타이틀이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내용은 가볍지 않습니다." 그는 이 이름이 프로그램의 무게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초대장이라고 설명했다. 겉으로는 가볍게 시작하지만, 금요일 저녁 자리를 잡고 앉으면 훨씬 깊은 무언가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47세 아티스트의 존재감은 이 프로그램에 특별한 신뢰감을 부여한다. 그는 새로운 페르소나를 구축하려는 신인이 아니다.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페르소나를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그 역사는 짐이 아니라 바로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더 시즌즈 - 성시경의 귀호강 남친'은 2026년 3월 27일 밤 10시 KBS 2TV에서 첫 방송됐다. 한국 심야 음악 TV를 오랫동안 사랑해온 팬들에게 이번 시즌은 단순한 시작이 아니라, 오랫동안 기다려온 귀환처럼 느껴진다.
26년간 발라드 한 곡 한 곡으로 팬들과 쌓아온 성시경에게 MC 역할은 진정한 새로운 도전이다. 그동안 그는 관객이 노래를 들으러 찾아오는 퍼포머로 알려져 있었다. 뮤지션으로서 쌓아온 따뜻함이 매주 진행하는 토크 형식의 리듬으로 얼마나 잘 전환될 수 있을지, 그 답을 첫 방송이 보여주기 시작했다.
제작발표회가 그 힌트를 주었다면, 그 대답은 기대 이상일 수 있다. 성시경은 솔직했고, 자기비하적 유머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이 프로그램이 지닌 역사의 무게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홉 시즌 동안 한국 음악 문화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져온 프로그램에 있어, 그것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 필요한 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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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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