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카르노 영화제가 외면할 수 없었던 한국의 디스토피아 영화 '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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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카르노 영화제가 외면할 수 없었던 한국의 디스토피아 영화 '핀스'

2020년 팬데믹 봉쇄로 일상이 재편되던 시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에 적응할 방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30세의 한국 영화감독 박세영에게 이 경험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이는 훗날 유럽의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 중 하나에 진출하게 될 디스토피아 SF 영화의 정서적 청사진이 되었다.

영화 '지느러미'는 오는 7월 22일 한국 극장가에 개봉한다. 박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인 이 작품은 근미래 통일 한국을 배경으로 한 밀도 높고 분위기 있는 디스토피아를 그린다. 극 중 '오메가'라 불리는 유전자 변이 하층 계급은 착취와 감시의 대상이 되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설정 자체는 어둡게 느껴질 수 있으나, 박 감독이 의도만큼이나 우연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설명하는 시각적 스타일을 통해 구현된 결과물은 설명보다 훨씬 기묘하고 시적이다.

이 영화는 이미 국제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지느러미'는 스위스에서 열린 제78회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의 '뉴 디렉터(New Directors)'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대형 스튜디오의 지원 없이 두 번째 장편을 선보이는 30세 감독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다. 영화는 한국 개봉 이후 프랑스와 북미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아이디어의 시작

박 감독은 한국의 팬데믹 제한 조치가 일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던 2022년 10월, 영화 '핀스(Fins)'의 촬영을 시작했다. 당시의 경험은 인간과 공간을 바라보는 그의 관점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누군가를 만날 때, 감염의 가능성을 의식하게 된다"며, "그 사실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 방식을 변화시켰다. 모두를 더욱 개인주의로 몰아넣었으며, 이는 나에게 진정으로 절망적으로 느껴졌다. 그 절망과 불안, 공포가 영화의 색채와 구조에 스며들었다"라고 밝혔다.

'핀스(Fins)'의 세계관은 이러한 질감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신체적 차이를 드러내는 지느러미와 고막을 터뜨릴 정도로 강력한 소나(sonar) 같은 목소리 등 수중 돌연변이의 특징을 지닌 '오메가'들은 끊임없는 감시 속에 살아간다. 이들은 노란 유니폼을 입은 인간 관료들이 관리하고 규제하는 오염된 해안 구역에서 환경 노동을 수행한다. 영화는 이러한 시스템 아래에서 경로가 엇갈리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따른다. 정부의 감시를 탈출한 오메가, 현장의 실상을 깨닫게 되는 신입 공무원, 그리고 자신의 오메가 정체를 남몰래 숨겨온 어업 현장 노동자가 그 주인공이다.

박 감독은 '오메가'라는 컨셉 자체가 여러 영향이 결합되어 나타난, 본인 스스로도 다분히 우연적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해안가 변두리로 밀려난 소수 집단의 역사적 패턴을 연구하던 중, 그는 이러한 이주 현상이 수십 년간의 국가 프로파간다와 사회적 공포를 거치며 한국적 맥락에서 어떻게 발현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시대가 정서적 기제로 작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던 특유의 시선, 그리고 의심이 정책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의 구체적인 질감이 작품에 투영되었다.

베를린에서의 3년, 그 결과물

이 영화의 제작 과정은 거의 필연적일 만큼 파격적이었다. 완성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작업하는 대신, 박 감독과 배우들은 프로젝트를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접근했다. 진행 과정에서 새로운 설정과 스토리 비트를 구상하고,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촬영한 뒤 다시 편집실로 돌아가 각 조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하는 방식을 취했다. 박 감독은 "치열한 즉흥 연기(improvisation)의 결과물이다"라고 인정하며, "특정 장면들에서는 그 즉흥성이 느껴지는데, 나는 이것이 작품에 독창성을 부여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Fins'가 최종적으로 이룩한 규모를 가능케 한 것은 프랑스 프로듀서 필립 보베르와의 뜻밖의 협업이었다. 두 사람은 2022년 사라예보 영화제에서 처음 만났다. 루벤 외스트룬드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더 스퀘어'(2017)와 '슬픔의 삼각형'(2022)을 제작한 보베르는 영화의 초기 편집본을 보고 박 감독에게 협업을 제안했다. 박 감독은 보베르의 제작사가 위치한 베를린으로 날아가, 외스트룬드, 라스 폰 트리에, 미이케 다카시 등 거장 감독들이 작업했던 바로 그 사무실에서 향후 몇 년간 편집과 추가 촬영을 이어갔다.

이러한 환경은 박 감독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그의 고립을 깨뜨려 주었다. 박 감독은 "이전에는 후반 작업 단계에서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관객이 흐름을 따라올 수 있는지 등을 혼자서 판단해야 했다"라며, "이번에는 의견이 너무 많아 처음에는 갈피를 잡기 어려웠지만, 몇 년간의 과정을 거치며 내가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훨씬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기성 감독들이 작업 중인 결과물을 관람하며 피드백을 제공하는 주간 상영 세션은 영화의 최종 형태를 빚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영화는 한국, 독일, 카타르가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 이러한 대규모 국제 자본 유치는 그 자체로 여러 난관을 불러일으켰다. 박 감독은 "처음에는 모두를 만족시키고 싶었다"라며, "한동안 중심을 잃고 방황하기도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보버 팀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다시 중심을 잡았으며, 그 결과 초기 반응에서 시각적 독창성과 심오한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필연적 선택으로 탄생한 시각적 스타일

영화 '핀스(Fins)'에서 가장 즉각적으로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세피아 톤의 색감이다. 이 색감은 영화가 현재 진행형이라기보다 마치 보존된 유물 같은 느낌을 주며, 근미래를 배경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시간이 먼저 흘러버린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 감독은 이러한 효과가 의도적인 스타일 선택이라기보다 현실적인 제약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했다. 특정 장면들이 적절한 조명을 확보할 수 없는 환경에서 촬영되면서, 의도보다 어둡게 찍힌 결과물들이 나왔다. 제작진은 이 장면들을 실패작으로 간주하는 대신, 전체 영화의 컬러 그레이딩을 해당 톤에 맞춰 조정했으며, 이렇게 얻어진 일관성이 영화 특유의 스타일이 되었다.

박 감독은 이번 작업의 목표를 자본의 변두리에 존재하는 공간들, 즉 남산 시민아파트나 좁은 뒷골목, 노후된 산업 현장처럼 상상 속의 미래보다는 과거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장소들을 포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름답거나 깨끗한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 아니다"라며, "자본이 닿지 않은 곳, 사람들이 특별히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공간을 찾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연출은 억압의 시스템이 시간을 관통하며 어떻게 스스로를 복제하는지를 다루는 이 영화의 주제를 고려할 때, 묘하게 익숙한 미래의 느낌을 주는 의도적인 장치로 보인다.

사운드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유훈 사운드 디자이너가 설계한 이 영화의 음향 풍경에 대해, 박 감독은 김 디자이너와 박찬우 컬러 그레이더를 영화에 필요한 질감적 밀도를 구현해낸 핵심 인물로 꼽았다. 그는 "매 순간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는 그들의 의지 덕분에 영화가 이토록 밀도 있게 완성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영화 <핀스>는 83분 분량으로 오는 7월 22일 한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이미 전주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향후 몇 달 안에 프랑스와 북미 지역에서도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일반적인 상업 영화의 문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선을 찾는 한국 영화 팬들에게, 이 작품은 최근 국내 독립 영화계에서 등장한 가장 독보적인 신예 목소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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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Chulwon
Park Chulwon

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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