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 아버지의 사선(死線) 넘나들던 순간 회상하며 오열

지난 7월 21일 방송된 MBN 가족 예능 프로그램 〈남의 집 귀환 가족〉 최종회에서 배우 고준희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시청자들의 기억에 가장 깊게 남은 순간은 연출된 도전이나 준비된 소감 발표가 아니었다. 부모님과 마주 앉은 고준희가 어린 시절부터 홀로 묵묵히 품어온 두려움을 마침내 말로 꺼내 놓은 순간이었다.
또한 그녀는 생후 27개월 시절의 가족사진을 재현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어깨 위로 작은 몸을 올리고 있던 모습이었다. 성인이 된 모습으로 재현한 장면은 한층 유쾌했고 현장에는 웃음이 터졌지만, 결국 모두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만큼 감동적인 회차였다.
오래된 앨범을 펼치다
고준희와 부모님은 대부분의 가정이 먼지 속에 방치하듯 보관하는 옛 사진 상자와 비디오테이프들을 하나씩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진들을 훑어보며 세 사람은 평범한 추억에 젖어 들었으나, 군복을 입은 고준희 부친의 모습이 담긴 사진 뭉치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고의 아버지는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했다. 그의 경력은 절제된 규율과 위험에 대해 함구하는 특유의 침묵으로 정의된다. 고는 그동안 아버지의 군 복무에 대해 대외적으로 자세히 밝힌 적이 없었으며, 사진을 본 그녀의 반응에서도 이러한 조심스러움이 드러났다. 그녀는 "제복을 입은 아버지의 모습을 늘 보며 자랐기에, 어떤 이들이 갖는 군인에 대한 낭만적인 시각은 전혀 갖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담백하게 말을 꺼냈지만, 이내 상세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린 시절, 고는 아버지의 동료 조종사들 중 일부와 가까운 사이였다. 그들 중 몇 명은 비행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녀는 어른들이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자리에 함께 있었으며, 당시에는 미처 다 이해할 수 없었던 대화의 무게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어른들이 매우 진지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는데, 나중에야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았다. 아버지 또한 그 사고들 중 하나에 휘말릴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라고 그녀는 회상했다.
그녀는 이 말을 단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뱉은 적이 없다. 아버지에게도, 어머니에게도, 그 어떤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방송은 그녀가 처음으로 이 마음을 글로 옮긴 순간이었다.
이어진 고백들
고준희의 고백은 부모의 마음속에 굳게 닫혀 있던 무언가를 해제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어머니였다. 그녀는 "결혼하고 나서 매일 아침 남편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며 그가 출근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남편의 경력 내내 그녀는 음식을 만들고, 그를 배웅하며,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채 고요한 두려움의 의식을 이어왔다.
고준희의 아버지는 두 사람의 고백을 무척 힘겨운 표정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딸을 바라보며 "네가 그런 마음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처음 알았다"라고 말했다. 어머니 또한 "네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엔 너무 어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네가 여전히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가슴이 무너진다"라며 덧붙였다.
전투기 조종사 가족들에게는 특유의 침묵이 존재한다. 이는 냉정함이나 회피가 아니라, 일종의 보호 방식이다. 조종사는 업무를 위해 떠나고, 가족은 그를 배웅하며, 공포는 차마 말하지 못한 채 남겨둔다. 그래야 조종사가 임무에 집중할 수 있고 가족도 일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준희의 가족은 수십 년 동안 그 침묵 속에서 살아왔다. 카메라와 구성이 바로 이런 순간들을 위해 설계된 예능 프로그램은, 그들이 비로소 그 침묵 밖으로 걸어 나올 수 있는 틀을 제공했다.
한국의 가족 예능 프로그램들은 감정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기보다, 진실된 감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때 포맷이 가장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이해해 왔다. 이번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다가간 이유는 고영석이 자신의 말을 내뱉으며 스스로도 진심으로 놀란 듯한 모습을 보였고, 부모 또한 그 말을 듣고 진심으로 놀란 기색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진의 재현
대화를 마친 가족은 아빠의 어깨 위에 올라타 있던 27개월 시절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사진 촬영 세트로 이동했다. 분위기의 전환은 신선했고 효과적이었다. 고영석이 위로 올라갔다. 이전에는 훨씬 무거운 것들도 아무렇지 않게 들어 올렸던 아버지는, 이제 성인이 된 딸의 무게에 맞춰 몸을 추스렀다. 어머니가 먼저 웃음을 터뜨렸고, 다른 가족들도 뒤를 이었다.
완성된 사진은 원본과 판박이였다. 구도도, 가족 구성원도 같았으며, 수십 년의 세월이 단 하나의 프레임 안에 압축되었다. 고영석은 촬영 후 이번 작업이 솔로 활동보다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다고 말하면서도, 곧바로 다음과 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을 함께 만들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해요."
이어 그녀는 부모님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항상 제 곁에 있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이 계시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이러한 대사는 자칫 TV를 위한 설정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방금 전 그 공간에서 오갔던 대화들을 고려했을 때, 이 말은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최종회 시청률 및 기타 코너
고준희의 이야기는 정서적 여운이 짙게 남은 마지막 한 시간을 이끌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배우 전민기가 수년간의 소원함을 뒤로하고 아버지와 화해하는 모습, 연예인 커플 신지와 문원이 동료 연예인으로서 함께 가정을 꾸리며 겪는 특유의 갈등을 풀어가는 모습, 그리고 베테랑 그룹 코요태가 가족들과 함께 모여 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하는 재회 장면이 그려졌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번 최종회는 전국 유료 가구 기준 최고 시청률 2.5%를 기록했다. 이는 화려한 볼거리를 지향하지 않았던 프로그램으로서 의미 있는 마무리였다. 8주간 방영된 마이 패밀리 매터스(My Family Matters)는 대부분의 한국 예능보다 느린 호흡을 유지하며, 미션이나 경쟁보다는 꾸밈없는 순간들에 집중했다. 이러한 포맷은 자극적인 재미보다는 잔잔한 울림을 즐기는 시청자층에 맞춤형으로 다가갔다.
고준희는 누구인가?
고준희는 단 하나의 독보적인 역할보다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꾸준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커리어를 쌓아온 대한민국 배우다. 그녀는 직장 내 성차별과 사법 윤리를 다뤄 평단의 주목을 받은 법정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2018)와 규제 위기에 휘말린 은행원을 연기한 금융 스릴러 머니게임(2020)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또한 김재욱과 호흡을 맞춘 로맨틱 코미디 크레이지 러브(2022)에서는 두 주인공의 강렬한 케미스트리를 바탕으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기도 했다.
장르를 넘나드는 그녀의 연기를 관통하는 핵심은 내면의 깊이다. 그녀가 맡은 캐릭터들은 겉으로 드러내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속으로 삼키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러한 연기적 특성은 마이 패밀리 매터스 출연이 기존 행보와 동떨어진 변신이 아닌, 자연스러운 연장선처럼 느껴지게 했다. 그녀는 억지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카메라 앞에서, 부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천천히 마음을 열어가는 그녀의 방식은 작품의 차이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그녀의 부친이 걸어온 군 경력과 그 과정에서 치러야 했던 정서적 비용은 그동안 고준희의 전기에서 널리 알려진 정보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7월 21일 방영된 에피소드가 이 상황을 바꾸어 놓았다. 이것이 고준희의 의도였는지, 아니면 오랫동안 간직해 온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기 위해 필요한 배경이 마련된 것인지는 이 프로그램이 명확한 해답을 내놓기보다는 언제나 질문을 던지도록 설계된 지점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MBN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스트리밍할 수 있다. 고준희를 오직 드라마 속 모습으로만 기억해 온 시청자들에게 이번 에피소드는 색다른 모습의 그녀를 보여준다. 배역을 맡아 연기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부모님 앞에 앉아 수년 전 마땅히 했어야 했던 말을 마침내 꺼내 놓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사람'으로서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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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Music & Comebacks Reporter · KEnterHub
New-music reporter covering K-pop comebacks as they drop. Ricky Joo tracks official channel premieres, music video releases and debut showcases, breaking down what each comeback signals about an artist's next chapter — often within hours of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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