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 "140만을 꿈꿨을 뿐" — 왕과 사는 남자, 1372만 넘으며 아바타 제쳤다
MBC 출연해 류승완 감독의 축하 문자 공개… 주연 배우들의 마지막 무대인사 현장

3월 18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 시즌4에 출연한 장항준 감독이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농담처럼 답했다. "140만도 겨우 상상했어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스튜디오에 웃음이 번졌다. 하지만 이 농담에는 무게가 실려 있었다. 전날 기준으로 그의 사극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누적 관객 1372만 2161명을 기록하며 '아바타'의 국내 관객 수 1362만을 넘어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만 놓고 보면 순위는 더 놀랍다. '명량'(1761만), '극한직업'(1626만), '신과함께'(1441만), '국제시장'(1426만)에 이어 5위다. 3월 17일 하루에만 12만 449명이 관람했으며, '겨울왕국 2'의 1376만을 넘으려면 약 4만 명이 더 필요하다. 이번 주 안에 역대 6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류승완 감독이 보낸 문자
이날 방송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손석희의 질문이 아니라, 장항준 감독이 처음으로 공개한 사적인 대화였다. 군사 스릴러 '휴민트'로 '왕과 사는 남자'와 동시기에 개봉한 류승완 감독이 천만 관객 돌파 후 축하 문자를 보내왔다. "천만 축하합니다. 저는 미끄러졌지만요."
류승완다운 겸손이었다. 하지만 문자는 더 진지한 톤으로 이어졌고, 장항준 감독이 방송에서 나머지를 읽었다. "한국 영화를 위해서 좋은 일입니다. 오랜만에 극장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에요. 저도 오래오래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2025년 국내 영화 중 천만 관객을 달성한 작품이 단 하나도 없었던 상황에서, 류승완의 말은 영화계 많은 이들이 느끼면서도 차마 꺼내지 못했던 심정을 대변했다. 한 편의 영화가 업계 전체에 다시 불을 지핀 셈이다.
손석희 앵커도 장항준 감독과의 인연을 밝혔다. 같은 휘문고 출신이었던 것. 교훈이 뭐였냐는 질문에 장 감독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큰 사람이 되자." 손석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선배 가운데 이렇게 큰 사람은 오랜만에 봅니다." 따뜻하고 재치 있는 대화에서, 갑자기 찾아온 성공에 본인도 어리둥절해하는 감독의 진솔한 모습이 드러났다.
SNS를 뒤흔든 마지막 무대인사
방송 전날인 3월 17일, 주연 배우 전원이 쇼박스가 마련한 영화의 마지막 공식 행사에 모였다. 서울 극장에서 열린 감사 무대인사.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마을 이장 엄흥도 역의 유해진은 놀라울 만큼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처음엔 그냥 손익분기점만 넘기길 기도했어요.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아직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이런 순간은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천만 영화 다섯 편이라는 기록은 한국 배우 중 거의 전무한 수치다. '베테랑'과 '신과함께' 시리즈 등을 포함한 그의 이력이 이 말에 무게를 더했다.
유배된 어린 왕 단종 역의 박지훈은 밝은 오렌지색 새 헤어스타일로 등장해 SNS를 장악했다. 그의 소감도 인상적이었다. "촬영하는 매 순간이 행복했어요. 그 즐거움이 영화에 스며든 것 같습니다." 이어 22회나 반복 관람하며 모든 대사를 외운 관객 이야기를 전했고, 객석에서 탄성과 박수가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박지훈이 극장 사이를 오가며 사인하고 포즈를 취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새로운 감사 게시물이 쏟아졌다.
경력 28년 차 유지태는 이 기록이 개인적으로도 특별하다고 고백했다. "이 영화가 한국 영화의 촉매제가 되길 바랐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다." 그러고는 박지훈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배우와 다시 작업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극장이 환호로 들끓었다.
다음 목표는 겨울왕국 2
쇼박스는 행사 직후 단체 사진을 공개했다. 브랜드 티셔츠를 맞춰 입은 전 출연진, 브이를 들고 활짝 웃는 장항준 감독, 그리고 뒤편에 줄지어 걸린 팬 현수막들. "거장 장항준 감독님", "모든 장면을 가슴에 저장합니다" 같은 문구와 극 중 인물의 쾌유를 비는 메시지가 보였다. 이 사진은 수 분 만에 SNS 전역으로 퍼졌다.
3월 18일 실시간 예매 데이터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예매 점유율 28.8%로 이미 10만 장 이상의 사전 예매를 확보했다.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예매율 40.7%로 앞서지만, '왕과 사는 남자'는 실제 티켓 판매량에서 여전히 우위를 지키고 있다. '겨울왕국 2'의 1376만은 이제 며칠이 아니라 몇 시간의 문제다.
온라인에서는 축하를 넘어 경이로움이 번지고 있다. "이 영화 대체 어디까지 가는 거야?"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아무도 예측 못 한 기록"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140만도 꿈꾸기 어려웠던 감독에게 이제 남은 질문은 영화가 계속 오를 것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높이 올라갈 것이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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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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