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이 고백한, 손이 떨렸던 그 빌런 장면
박해수와 이희준, '허수아비' 방영 앞두고 가장 어두웠던 역할을 솔직하게 털어놓다

배우 이희준은 업계에서 가장 묵직한 존재감을 지닌 배우 중 하나다. 차갑고 계산적이며 도덕적으로 무너진 인물을 전문적으로 소화해온 그가, SBS 예능 '틈만 나면'에서 동료 배우 박해수와 함께 출연해 팬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고백을 했다. 자신도 소름이 돋은 적 있다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가장 서늘한 악역을 연기한 두 배우는 3월 31일 방영된 '틈만 나면' 에피소드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 자리에서 도덕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인물을 연기할 때 치르는 진짜 대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희준의 손을 떨리게 만든 그 장면
이희준은 최근 악역 연기 이야기를 꺼내던 중 가장 주목받은 고백을 했다. 넷플릭스 '살인자o난감'(2024), '카르마'(2025), '황야'(2024)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수년간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연기를 해왔고, 그것이 그의 특기가 됐다.
그런데 한 장면은 그 자신도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영역을 건드렸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부의금을 횡령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장면이었다. 한국 문화에서 이는 극도로 금기시되는 행위다. 그는 촬영 중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고 털어놓았다. 자기도 모르게 손이 떨렸고, 연기인데도 소름이 돋더라는 것이다.
이 고백은 그의 강렬한 연기를 바라보는 시각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희준은 단순히 기술적으로 역할을 소화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직접 느끼는 것이다. 아버지의 기억조차 배신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무게감을 그의 몸이 머리보다 먼저 감지했다.
MC 유재석과 유연석은 '킬러들의 쇼핑몰'과 '카르마'를 이희준의 대표작으로 꼽았다. '카르마'에서 그는 암호화폐 채무로 아버지를 청부 살해한 남자 박재영을 연기하며 커리어 최고의 연기 중 하나라는 평을 받았다.
이희준에게 이 장면에서 느낀 반응은 연기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는 신호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복잡한 인물을 준비하는 과정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악역 속에서도 인간성 혹은 뒤틀린 논리를 찾아내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왔고, 그 과정이 분명히 흔적을 남긴다.
박해수의 솔직한 고백: 외로움이 몸을 병들게 했다
이희준의 고백이 카메라 앞에서 어둠을 감당하는 대가에 관한 것이었다면, 박해수의 이야기는 또 다른 무게에 관한 것이었다. 진지한 배우로서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오는 고독이다.
2021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서 조상우 역으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박해수는 커리어가 국제적으로 도약하기 전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서울 쌍문동에서 혼자 살던 시절, 그 고립감은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한다.
약 1년 정도 혼자 살면서 너무 외로운 나머지 대상포진에 걸렸다고 그는 전했다. 스트레스와 면역력 저하로 발생하는 대상포진이 심할 정도였고, 결국 혼자 사는 생활을 접기로 결심했다.
스크린에서 냉철한 도덕적 모호함으로 유명한 배우에게서 나온 이 고백은 놀랍도록 인간적이다. 이희준처럼 박해수도 감정을 철저히 억누르는 인물들을 연기해왔다. 대상포진 이야기는 그런 이미지를 완전히 벗겨낸다.
예능 방송에서 박해수는 남성 룸메이트들과 함께 살 때 냉장고에 연기 책을 보관하고 몇 시간씩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도 밝혔다. 훗날 전 세계가 알게 될 배우의 초창기 시절, 열망 가득했던 나날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라이벌에서 파트너로: 드라마 '허수아비' 속으로
'틈만 나면' 출연은 두 사람의 새 작품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희준과 박해수는 2026년 4월 20일 첫 방영을 앞둔 ENA 범죄 스릴러 드라마 '허수아비'에서 다시 만난다.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범죄 드라마 중 하나인 '모범택시' 제작진이 만든 '허수아비'는 1988년부터 2019년까지 약 30년을 배경으로, 연쇄 살인 사건을 두 남자의 얽히고설킨 삶을 통해 추적한다.
박해수는 탁월한 관찰력을 가진 형사 강태주 역을 맡는다. 서울에서 좌천돼 고향 강성으로 내려온 그는 미제 연쇄 살인 사건 수사를 맡게 되고, 그 사건을 지휘하는 검사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았던 과거의 인물임을 알게 된다.
그 검사가 바로 이희준이 연기하는 차시영이다. 정치적 야심을 품고, 냉정하게 계산하며, 어린 시절 내내 강태주를 괴롭혔던 인물이다. 수십 년의 악연을 품은 두 사람은 혼자서는 풀 수 없는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불편한 동맹을 맺어야만 한다.
두 인물의 대비는 두 배우의 실제 대비와도 맞닿아 있다. 박해수의 강태주는 본능과 억눌린 감정으로 정의되고, 이희준의 차시영은 철저한 계산에서 움직인다. 두 배우 모두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내면을 진정으로 이해할 때만 가능한 폭발적인 긴장감이 기대된다.
두 배우의 고백이 드러낸 한국 드라마 연기의 본질
이 에피소드가 팬들에게 울림을 준 것은 단순히 개인적인 폭로 때문만이 아니었다. 진지한 한국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보여주는 창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희준이 도덕적으로 불편한 장면에서 의도치 않게 손을 떤 것은, 한국 드라마 배우들이 악역 연기에 접근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서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혼돈을 즐기는 재미있는 악당과 달리, 한국 드라마의 악인들은 비극적인 내면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희준 같은 배우들은 카메라 앞에 서기 전 그 내면을 찾아내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쏟는다.
박해수의 외로움 이야기는 팬들이 종종 잊고 있는 것을 상기시킨다. 전 세계적인 인정, '오징어 게임' 이전에는 평범한 고군분투의 시간이 있었다. 고립으로 인한 대상포진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것은 진짜다. 그리고 오늘날 가장 수요가 높은 한국 배우 중 한 명이 된 이 배우를 더욱 인간적으로 만든다.
'허수아비', 4월 20일 첫 방영
'허수아비'는 2026년 4월 20일 ENA에서 밤 10시에 첫 방영된다. 월·화 편성. 두 주연 배우의 전 세계적 인지도를 고려하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한 해외 공개도 기대된다.
이희준에게는 한국 드라마에서 도덕적으로 가장 복잡한 역할을 맡는 배우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박해수에게는 '오징어 게임' 조상우의 지적인 위협감과는 전혀 다른, 더 날것의 감정적 연기를 보여줄 기회다.
예능 무대에서 보여준 케미가 힌트가 된다면, 두 사람이 마침내 스크린에서 맞붙는 순간은 정말로 특별할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가던 의미심장한 눈빛, 경쟁적인 에너지, 그리고 서로에 대한 진심 어린 존중이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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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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