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 10년 만의 귀환 — 마이클 파스벤더와 함께 칸에 왔다

나홍진 감독이 영화를 만들지 않은 지 10년이 됐다. 그의 귀환에는 마이클 파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황정민, 조인성이 함께한다. 그리고 그를 맞이하는 곳은 제79회 칸 국제영화제다. 칸이 특정 영화를 위해 출품 기한을 연장했을 만큼 기대가 컸다.
나홍진 감독의 네 번째 장편 호프는 2026년 5월 17일 칸영화제 경쟁 부문, 영화제 최고 위상의 섹션에서 세계 최초 상영된다. 이 발표는 한국뿐 아니라 국제 영화계 전반에 강렬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CinemaCon 2026에서 공개된 짧은 티저에 대한 초반 반응은 올해 개봉을 앞둔 영화 중 가장 뜨거운 반응 중 하나였다.
영화: 마을, 괴물, 그리고 국제적 캐스팅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의 작고 고립된 해안 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한다. 이야기는 주민들이 처음엔 호랑이 목격으로 여겼다가 이내 훨씬 기괴하고 위험한 존재로 밝혀지는 사건에서 시작된다. 마을을 향한 정체불명의 공격은 주민들로 하여금 외부 세계가 이해하지 못할 무언가에 맞서도록 한다.
나홍진 감독이 이 전제를 위해 모은 캐스트는 그 자체로 영화를 무시할 수 없게 만든다. 황정민은 위기의 중심에 서게 되는 지역 지소장 '범석' 역을 맡았다. 섬세한 작품 선택으로 20년간 쌓아온 배우 조인성은 혼돈 속으로 내던져진 젊은 마을 청년 '성기' 역을 연기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이름을 알린 모델 겸 배우 정호연은 '성내' 역이다.
여기에 국제적 차원이 더해진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프로메테우스, 스티브 매퀸 감독의 노예 12년으로 잘 알려진 아일랜드계 독일 배우 마이클 파스벤더와, 엑스 마키나와 대니쉬 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스웨덴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합류했다. 한국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 창작자들이 주축이 된 작품에 할리우드 배우들이 함께하는 이 구성은 세계 영화계에서도 진정 드문 사례다. 한국 창작 기반 위에 할리우드 배우를 얹은 프레스티지 국제 프로덕션, 그것도 그 반대가 아닌 방향으로.
칸이 단 한 편을 위해 기한을 연장했다
칸영화제는 보통 특정 영화를 위해 출품 일정을 조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호프를 포함시키기 위해 기한을 연기했다는 것 자체가, 나홍진 감독의 작품에 대한 칸의 신뢰와 그의 귀환에 쏠린 기대의 규모를 말해 준다.
나홍진 감독의 네 편의 장편은 그를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영화감독 중 한 명으로 만든 궤적을 그려왔다. 추격자(2008)는 당시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속도감의 연쇄 살인 스릴러로 그를 국제 무대에 알렸다. 황해(2010)는 지속되는 긴장감이라는 장르적 언어를 더 밀어붙였다. 곡성(2016)은 그를 처음으로 칸에 데려갔다. 경쟁 부문은 아니었지만 감독 주간 섹션에 올랐고, 초자연 공포로 어휘를 넓히며 광범위한 평단의 주목과 논란을 동시에 얻었다.
이제 곡성으로부터 10년이 지나 나홍진 감독이 경쟁 부문에 입성한다. 네 번째 칸, 그리고 처음으로 메인 컴피티션이다.
세계의 이목을 끈 CinemaCon 반응
칸 이전에 CinemaCon이 있었다. 2026년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이 업계 행사에서 북미 배급사 NEON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NEON은 기생충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북미에 배급한 회사로, CinemaCon에 처음 참가하는 자리에서 선을 보인 마지막 작품이 호프였다.
NEON은 스스로를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수상을 받은 독립 스튜디오"로 소개하며 기생충과 아노라의 아카데미 작품상을 포함한 57개 후보작을 언급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영어권 영화 전문 매체 The Playlist는 나홍진 감독이 "최근 칸 경쟁 부문에서 보기 드문 수준의 장르 영화를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 발언과 대중적 장르 스릴러를 동시에 갖춘 작품으로 묘사했다. The Wrap은 더 직접적으로 "완전히 미쳤다"고 했고, The Hollow Files는 "관객을 전율케 하는 스토리텔링"이라고 평했다.
영상을 본 대부분의 해외 필자들은 에이리언, 디스트릭트 9, 콰이어트 플레이스와의 비교를 언급했다. 모두 고립, 미지의 위협, 그리고 자신들의 이해 범위를 벗어난 무언가에 맞서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영상 촬영은 설국열차와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 참여한 촬영감독 홍경표가 맡았다.
2026 칸에서 한국영화의 시간
호프의 칸 상영은 한국영화에 특별한 맥락 속에 놓여 있다. 올드보이,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감독 박찬욱이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한국 영화감독이 칸 본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 자리에 앉은 것은 처음이다. 나홍진 감독이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동안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장석에 앉는 이 상황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부산행(2016)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감독 연상호도 신작 군체를 들고 2026 칸에 왔다. 한국 심사위원장 아래 세 명의 한국 감독이 크루아제트에 동시에 자리하는 풍경은, 지난 10년간 국제 프레스티지 영화계의 지형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증명한다.
호프는 2026년 여름 한국 개봉, 북미는 NEON을 통해 9월 개봉이 예정돼 있다. 5월 17일 칸 세계 최초 상영은 곡성이 관객들을 깊이 불안케 한 지 10년이 지난 뒤 나홍진 감독의 침묵이 무엇을 낳았는지 평단과 업계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가 5월 12일 개막했다. 황금종려상을 향한 경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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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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