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천만 관객 돌파, 역대 34번째 천만 영화 등극
단종의 유배를 다룬 사극이 2년 만에 천만 고지를 넘으며 한국 영화 부활의 신호탄을 쏘다

한국 영화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왕과 사는 남자'가 3월 6일 공식적으로 누적 관객 천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34번째 천만 영화이자 한국 영화로는 25번째 천만 작품이 됐다. 2월 4일 개봉 후 31일 만에 이룬 대기록으로, 최근 몇 년간 관객 감소에 시달려온 극장가에 반가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2년간의 가뭄, 마침내 끝나다
배급사 쇼박스는 3월 6일 오후 6시 30분 기준 누적 관객이 천만 명을 넘겼다고 밝혔다. 천만 영화가 나온 것은 '파묘'와 '범죄도시4'가 기록을 세운 2024년 이후 처음이다. 2025년에는 연간 최다 관객작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770만 명)에 그치며 천만 영화가 단 한 편도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2020~2021년)을 제외하면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입소문의 힘은 숫자로도 입증됐다. 매주 금요일 관객 수는 1주 차 12만 6000명에서 2주 차 13만 3000명으로 완만하게 오르다가, 3주 차 26만 4000명, 4주 차 27만 8000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비극의 왕을 따뜻하게 그리다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왕과 사는 남자'는 폐위된 단종의 마지막 날들을 따뜻하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베테랑 배우 유해진이 주연을, 박지훈이 강원도 영월로 유배된 어린 왕 단종을 맡아 열연했다. 정치적 음모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단종이 광천골 주민들과 맺는 유대를 통해 가장 어두운 시기에도 따뜻함과 공동체를 발견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이 작품은 한국 영화사에서 천만을 돌파한 사극으로는 '왕의 남자'(2005),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명량'(2014)에 이어 네 번째다.
극장가에 생명줄을 던지다
이 대형 흥행은 한국 박스오피스 전체에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2026년 1~2월 극장 관객 수는 204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2% 증가했고, 이 중 한국 영화 관객이 74.8%인 1529만 명을 차지했다. 설 연휴(2월 14~18일) 일평균 관객 수는 84만 5000명으로 전년 연휴 대비 58.3% 급증했다.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CGV 전략지원 담당 황재현 본부장은 한 편의 흥행만으로 극장이 안고 있는 모든 과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매력적인 콘텐츠가 있을 때 극장 관람이 스트리밍 플랫폼에 대해 갖는 고유한 경쟁력을 확인시켜 줬다고 평가했다.
환호 속에도 과제는 남아
축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구조적 과제가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쇼박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등 5대 배급사가 2026년 개봉을 예정한 한국 상업 영화는 22편에 불과하다. 코로나 이전 연간 40편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잠재적 블록버스터의 공급 자체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했다. 이번 흥행으로 관객이 여전히 극장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여기고 있음은 확인됐지만, 공급 측면의 어려움은 계속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성공이 한국 영화 제작에 대한 투자를 다시 끌어올려, 투자와 창작의 선순환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기사에 대한 반응을 남겨주세요!
저작권자 © KEnterHub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focused on Korean music, film, and the global K-Wave. Reports on industry trends, celebrity profiles, and the intersection of Korean pop culture and international audiences.
댓글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