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PINK DEADLINE의 역설: 역대급 판매량과 변화하는 글로벌 지형의 교차점

한터차트 첫 주 177만 장을 돌파하며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빌보드 200 8위 진입은 K-pop과 서양 시장의 관계 변화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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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PINK DEADLINE의 역설: 역대급 판매량과 변화하는 글로벌 지형의 교차점

BLACKPINK가 K-pop 걸그룹이 세울 수 있는 피지컬 앨범 판매 기록을 모조리 경신했다. 세 번째 미니앨범 DEADLINE은 한터차트 첫 주 177만 장을 기록하며, aespa의 MY WORLD가 보유하던 169만 장 기록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발매 당일에만 146만 장이 팔려 한터 역사상 여성 아티스트 일일 판매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빌보드 200 성적표가 도착하자 상황은 달랐다. DEADLINE은 5만 2천 유닛으로 8위에 진입했는데, 2022년 10만 2천 유닛으로 1위를 차지한 BORN PINK의 절반 수준이었다. 국내 압도적 성과와 냉각된 서구 입지 사이의 간극은 실패가 아니다. K-pop 글로벌 경제가 두 갈래로 갈라지고 있음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전례 없는 판매 기계

수치만 놓고 보면 압도적이다. DEADLINE의 한터 첫 주 판매량 177만 4,577장은 BLACKPINK 자체 기록인 BORN PINK의 약 154만 장을 넘어선 것은 물론, 23만 장 이상을 추가로 쌓아 올렸다. 선주문은 190만 장에 육박했고, 써클차트에서도 175만 692장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BLACKPINK는 한터 역사상 두 장의 앨범이 모두 첫날 100만 장을 돌파한 최초의 걸그룹이 됐다. YG엔터테인먼트조차 예상하지 못한 성과였다.

피지컬 판매 열풍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됐다. DEADLINE은 38개국 아이튠즈 차트 1위를 석권했고, 타이틀곡 \"GO\"는 2월 27일부터 3월 5일 집계 기간 유튜브 글로벌 위클리 톱 송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24시간 만에 2,130만 뷰를 돌파하며 유튜브 24시간 최다 조회수 영상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스포티파이에서도 \"GO\"는 글로벌 차트 9위로 데뷔해 2026년 여성 아티스트 곡 중 최대 규모의 첫날 성적을 기록했다.

빌보드 격차: 숫자가 실제로 말하는 것

하지만 차트 성적만으로는 전체 그림을 볼 수 없다. BLACKPINK의 경우 두 개의 차트가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DEADLINE의 빌보드 200 첫 주 5만 2천 유닛은 BORN PINK의 10만 2천 유닛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이며, 8위라는 데뷔 순위도 2022년 10월 화제를 모은 1위와는 거리가 멀다. 5만 2천 유닛 중 4만 1천이 순수 앨범 판매였고, 스트리밍 환산 앨범(SEA)은 1만 1천에 그쳤다. 이는 EP 다섯 곡 전체에서 약 1,146만 건의 온디맨드 스트리밍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진짜 변화가 드러나는 지점은 스트리밍이다. \"GO\"의 스포티파이 첫날 성적은 폭발적이었지만, 이후 며칠간 빠르게 하락했다. EP 수록곡 \"Fxxxboy\"는 발매 일주일 만에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에서 147계단이나 떨어졌다. 첫날 급등 후 급격히 하락하는 패턴은 서구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K-pop 발매의 구조적 특성으로 자리 잡았으며, BLACKPINK의 영향력 자체보다는 소비 구조의 차이를 반영한다.

맥락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DEADLINE은 8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 BORN PINK와 달리 5곡짜리 EP로, 리스너당 스트리밍 볼륨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인터스코프 레코드 대신 디 오차드를 통해 유통된 첫 앨범이라, 이전 캠페인을 뒷받침했던 미국 프로모션 인프라가 부재했다. 게다가 그룹 활동 공백이 3년 반에 달하는 동안 제니, 지수, 리사, 로제 네 멤버 모두 성공적인 솔로 활동을 펼쳤고, 이로 인해 그룹 스트리밍 청취층이 분산됐을 가능성도 있다.

두 개의 시장, 두 개의 잣대

DEADLINE이 드러낸 것은 BLACKPINK의 하락이 아니라 더 깊은 구조적 현실이다. K-pop의 앨범 경제와 서구의 스트리밍 경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엔진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국과 아시아 전역에서 포토카드, 수집용 버전, 팬 구매 문화가 이끄는 피지컬 앨범 판매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DEADLINE은 13종 CD 버전으로 출시됐고, 각각 랜덤 포토카드가 포함돼 첫 주 판매량을 수백만 장대로 끌어올리는 반복 구매를 유도했다. 한터차트와 써클차트 석권에는 이 모델이 완벽하게 작동한다.

반면 서양 차트는 점점 더 스트리밍에 가중치를 둔다. 빌보드 200의 앨범 환산 유닛 시스템은 유료 스트리밍 1,250회 또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 3,750회를 앨범 1유닛으로 계산한다. 곡이 다섯 곡뿐인 EP가 같은 주에 18만 6천 유닛으로 1위에 오른 브루노 마스의 앨범과 경쟁하려면, K-pop의 이벤트 중심 소비 모델로는 좀처럼 만들기 어려운 지속적 일일 청취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역설이 탄생한다. BLACKPINK는 이전보다 세 배 많은 피지컬 앨범을 팔고도 차트 순위는 낮아질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가 발밑에서 바뀌어버렸기 때문이다.

글로벌 영향력은 여전히 압도적

그렇다고 BLACKPINK의 위상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DEADLINE 활동 중 그룹의 유튜브 채널은 1억 구독자를 돌파하며 전 세계 음악 아티스트 최초로 이 이정표를 세웠다. \"GO\"는 중국 QQ뮤직에서 올킬을 달성해 모든 트랙 차트 1위를 동시에 석권했다.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11위 진입은 아시아 시장에 비하면 소박하지만, 영국에서 꾸준히 차트에 오르는 극소수 K-pop 아티스트 대열에 BLACKPINK가 속해 있음을 보여준다. 빌보드 200 통산 다섯 번째 진입이라는 기록도 순위와 무관하게 K-pop 걸그룹 역대 최다 차트인이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한다.

진짜 질문은 빌보드 격차가 업계에서 한때 생각했던 만큼 중요한 것인가다. BLACKPINK의 수익 모델은 원래부터 미국 스트리밍에 주로 의존하지 않았다. 콘서트 투어, 브랜드 파트너십, 피지컬 앨범 판매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DEADLINE의 첫 주 177만 장은 평균 소매가를 적용하면, 빌보드에서 순위가 더 높은 대부분의 서양 팝 앨범 스트리밍 수익보다 많은 매출을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의 과제

BLACKPINK의 DEADLINE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음악 산업의 지표가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 그룹이 피지컬 앨범 역사상 최고 판매 여성 아티스트이면서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앨범 랭킹에서 기대 이하의 순위를 기록할 수 있다. 이것은 모순이 아니라 새로운 표준이다.

K-pop 산업 전체로 보면 교훈은 전략적이다. 스트리밍을 통해 빌보드 순위를 끌어올리려면 더 많은 수록곡, 더 긴 프로모션 기간, 미국 시장에서의 지속적 홍보 활동이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발매 모델이 필요하다. 혹은 K-pop이 그 누구보다 잘하는 것, 즉 피지컬 앨범 문화, 팬 참여, 발매를 글로벌 이벤트로 만드는 힘에 집중하는 길도 있다. BLACKPINK는 두 길이 공존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어떤 차트를 읽느냐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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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 Hojin
Jang Hojin

Entertainment Journalist · KEnterHub

Entertainment journalist specializing in K-Pop, K-Drama, and Korean celebrity news. Covers artist comebacks, drama premieres, award shows, and fan culture with in-depth reporting and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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